기아, 2030년 친환경차 비중 58% 목표…“EV 둔화에 HEV 강화”

기아가 전기차(EV) 수요 성장세 둔화에 하이브리드차(HEV)와 EV 대중화 모델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2030년 중장기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기아는 5일 송호성 사장 주재로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2024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중장기 사업 전략과 재무 목표 등을 발표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이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기아의 중장기 사업 전략과 재무 목표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이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기아의 중장기 사업 전략과 재무 목표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날 발표는 지난 4년간 성과를 바탕으로 최근 자동차 산업 지형 변화에 대응하고, 지난해 밝힌 '기아 2030 전략'을 구체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송호성 사장은 “기아는 2021년 브랜드 리런치 이후 획기적인 전기차 라인업 구축, 고객 중심의 모빌리티 미래 제시 등 사업 전반의 다양한 변화를 진행해 왔다”며 “시장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구체화된 중장기 전략을 실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동화 시장 급변에 HEV 보강

기아는 EV 수요 성장세 둔화를 HEV 모델 라인업 강화와 EV 대중화 모델 투입을 통해 상쇄한다. 중국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은 상품 경쟁력 강화, 목적기반차량(PBV)과 중국 공장 등을 활용한 신규 수요 창출 등으로 타개한다.

기아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HEV 차종 라인업 강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출시된 카니발 HEV를 포함해 올해 6종, 2026년 8종, 2028년 9종 등 주요 차종에 HEV 모델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4년 37만2000대(판매 비중 12%)에서 2028년 80만대(비중 19%)까지 HEV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봤다.

기아 2030 전략.
기아 2030 전략.

EV 시장은 대중화 모델을 앞세워 지속 공략한다. 한국·북미·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는 EV3를 시작으로 EV2, EV4, EV5 등 총 6개의 대중화 모델을 운영할 예정이다. 인도 등 신흥 시장에는 카렌스 EV를 포함한 현지 특화 모델 2종을 신규 출시한다.

EV 대중화 모델 예상 판매는 2024년 13만1000대(판매 비중 43%), 2025년 26만3000대(비중 55%), 2026년 58만7000대로 전체 EV 판매 비중의 66%를 목표로 삼았다.

◇2030년 중장기 목표는 유지

기아는 2030년 글로벌 판매 430만대 달성, 전기차 판매 160만대, PBV 25만대 판매, 책임 있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실행 등 4가지 목표를 구체화했다. 전체 목표치는 지난해 발표와 동일한 수준이다.

기아는 올해 글로벌 시장 판매 목표 320만대를 시작으로 2027년 400만대, 2030년 430만대 달성을 제시했다. 친환경차 판매는 올해 76만1000대(판매 비중 24%)에서 2030년 248만2000대(비중 58%)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제시한 목표 비중(55%) 대비 3%포인트 증가했다.

기아 친환경차 판매 계획.
기아 친환경차 판매 계획.

EV 판매는 올해 30만7000대를 시작으로 2027년 114만7000대, 2030년 160만대를 목표로 잡았다. 2025년 PV5, 2027년 PV7 등 PBV 모델도 지속적으로 선보여 2027년까지 총 15종의 EV 풀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다.

환경 영역에서는 2040년 전 세계 사업장의 모든 전력 수요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RE100을 추진 중이며 2030년 66%, 2035년 82%, 2040년 100%를 달성할 계획이다. 2030년과 2035년 목표는 지난해 발표했던 목표보다 각각 3%, 4% 포인트 상향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이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기아의 중장기 사업 전략과 재무 목표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이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기아의 중장기 사업 전략과 재무 목표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 12조원 목표

기아는 올해 사업 계획과 중장기 재무 목표도 발표했다. 올해 기아는 전년 실적 대비 3.6% 늘어난 320만대를 판매하고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3.8%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는 전용 전기차 대중화 모델 EV3와 멕시코 공장 생산 예정인 K4 등 다양한 신차 등을 선보여 글로벌 판매 모멘텀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올해 재무 목표로는 매출액 101조1000억원(전년 대비 1.3% 증가), 영업이익 12조원(3.4% 증가), 영업이익률 11.9%(0.3% 포인트 상승)를 달성할 방침이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