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맥주 '왕좌'를 두고 오비맥주·하이트진로·롯데칠성음료 등 맥주 3사가 어느 해보다 뜨거운 경쟁을 벌인다.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오비맥주는 크림 생맥주 '한맥'을 띄우며 수성전에 돌입하고, 2위 하이트진로는 테라와 출시 1주년을 맞은 켈리로 공세를 강화한다. 클라우드의 부진으로 입지가 좁아진 롯데칠성음료는 기존 제품과 선을 긋는 새로운 맥주 크러시에 사활을 걸었다.
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국내 맥주 3사가 올 여름을 겨냥해 각 사의 세컨드 브랜드 제품 띄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주력 제품 외에 또 다른 주력을 키워 맥주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최대한 확대함과 동시에 MZ세대 등 새로운 고객도 유입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국내 맥주시장 1위인 오비맥주는 최근 '한맥 엑스트라 크리미 생(生)' 생맥주를 내놓으며 한맥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 2021년 고품질 국산 쌀을 사용한 한맥을 출시했고, 지난해 한맥을 리뉴얼 했음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다시 한맥 띄우기에 나선 것에 대해 업계는 '올 여름이 사실상 마지막 승부일 것'으로 보고 있다. 오비맥주는 카스를 앞세워 여전히 2위와 상당한 격차를 보이며 선두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심화되고 있는 맥주시장에서 사실상 단일 브랜드에 의존하고 있다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한맥을 어떻게든 올 여름 시장에 자리잡도록 해야하는 상황이다.
하이트진로는 출시 1년만에 누적판매 3억 6000만병을 돌파한 켈리를 올 여름 완전히 시장에 안착시키겠다는 각오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켈리와 테라, 투 트랙 전략으로 다가오는 여름 성수기 공략에 박차를 가해 올해는 맥주 시장 1위를 탈환한다는 목표다.
하이트진로가 켈리에 마케팅력을 집중하는 것은 테라와 켈리의 약진에도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지난해 제조사별 점유율은 오비맥주 46.8%, 하이트진로 28.5%로 격차가 크다. 업계에서는 켈리가 과거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던 테라의 전철을 따라갈 수 있을지가 올 여름에 결판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크러시 출시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롯데칠성음료는 올 여름 어떻게든 크러시를 주요 맥주 브랜드 자리에 올리겠다는 각오로 마케팅력을 집중하고 있다. 4세대 맥주를 표방하며 MZ세대를 타깃으로 삼았고, 기존 맥주와 선을 긋는 새로운 맥주 크러시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키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크러시는 몰트 100%에 분리 추출한 유러피안 홉과 홉 버스팅 기법을 적용해 시원하고 청량한 맛이 특징으로, 젊은 세대 층을 중심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기존 맥주 브랜드 클라우드가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크러시에 거는 기대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입맛, 가격, 유통망 등은 물론 대대적인 마케팅을 진행해도 새로운 맥주를 시장에 안착시키가 어렵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올 여름 맥주 3사의 세컨드 브랜드 마케팅이 불꽃튀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