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반도체경기가 회복세를 지속하면서 관련 수출과 생산이 급증하며 경기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내수둔화 진단을 5개월째 이었다.
KDI는 7일 발표한 '4월 경제동향'에서 “글로벌 반도체경기 반등에 따른 수출의 높은 증가세가 경기 부진 완화를 이끄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광공업생산은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에도 기저효과도 일부 반영되면서 반도체가 65.3% 증가하며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1~2월 평균으로는 작년 12월(6.3%)보다 높은 8.8% 증가를 기록했다. 조업일수의 영향이 배제된 계절조정 기준으로도 전년동월대비 9.9%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지난달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반도체가 44.8% 상승하는 등 정보통신(IT) 분야가 38.9% 늘며 전월의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수출이 19.1% 급증했고 중국 수출 또한 7.1% 증가했다.
반면, KDI는 “내수 회복이 지체되고 있다”며 내수둔화 진단을 5개월째 이었다.
상품소비 위축이 지속된 가운데, 서비스소비도 낮은 증가세를 나타내는 등 전월의 부진한 모습이 유지했다. 2월 승용차 소비가 17.8%, 통신기기·컴퓨터가 10.1% 각각 대폭 감소했다. 숙박·음식점업 또한 4.5%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아직 부진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나, 반도체경기 회복에 따라 긍정적 신호도 일부 나타났다. 2월 설비투자는 전년 동월 대비 0.3% 감소했다. 다만 특수산업용기계는 8.6%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3월 소비자물가는 공급 측 상방 압력이 확대되면서 전월과 동일한 3.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농산물이 전년동월 대비 20.5% 급증하며 소비자물가에 상당한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세계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유가 상승과 운송 차질 등 위험요인도 상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통화긴축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선행지표의 개선 흐름이 이어지면서 올해 경제성장 전망이 상향 조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유로존은 실물경기 전반이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으며, 제조업을 중심으로 기업심리지수도 악화했다.
반면, 중국은 부동산시장 부진에도 불구하고 주요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정책 지원도 강화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완화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