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가 4·10 총선 공식선거운동 기간 중 마지막 주말을 맞아 광폭행보를 선보였다. 아울러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소 대파 반입'을 사실상 금지하기로 한 것이 알려지면서 여야가 이에 대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부터 7일까지 경남·부산·울산·대구·대전·충남·충북 등을 연이어 찾았다.
특히 한 위원장이 부산·경남(PK) 지역을 방문한 건 지난 1일 이후 닷새 만이다. 한 위원장은 당시 부산, 진해, 김해 등에서 지지유세를 펼쳤고 이날도 거제와 진해, 부산 강서·사하 등을 찾았다. 아울러 공식 선거운동 기간 시작 이후 처음으로 대구도 찾았다.
지지층 결집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보수 계열 정당의 강세 지역인 영남에서 빨간불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경남 동부권과 부산 서부권 등 이른바 '낙동강 벨트'를 중심으로 발생한 민주당 바람이 다른 지역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사실상 부산 전체가 경합 지역에 들어간 모양새인 탓이다.아울러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의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캐스팅 보트 지역인 충청권도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6일 대전에서 일정을 시작한 한 위원장은 논산·공주·보령 등을 거쳐 아산·천안·청주 등을 차례로 방문했다. 한 위원장은 앞서 해당 지역 공략을 위해 국회 세종 이전 등의 공약을 공개한 상황이다.
반면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수도권 공략에 공을 들였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서울 중·성동을 용인, 이천, 여주·양평, 포천·가평, 동두천·양주·연천, 김포 등을 방문했다. 7일에는 서울 서초·강남·송파·강동과 경기 하남 등에서 지지유세를 펼쳤다.
이는 초격전 지역인 수도권 등의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서다. 해당 지역은 주로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하거나 박빙 열세로 분류되는 곳이다. 특히 수도권 결과에 따라 22대 총선 승패가 갈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전략적 판단으로 보인다.
여야는 주말께 이른바 투표소 대파 반입 논란을 둘러싸고 공세를 주고받았다. 앞서 선관위는 선거인이 대파를 들고 올 경우 투표소 밖 적당한 장소에 이를 보관하도록 안내하는 공지를 내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파를 사실상 정치적 상징물로 규정한 셈이다.
이 대표는 부승찬 후보 지원 유세에서 “투표소에 들어갈 때 대파는 안 되고 쪽파는 된다고 한다”면서 “투표소에 칼을 들고 들어가는 것을 막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대파를 들고 들어가면 안 되는 이유가 대체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반면에 한 위원장은 민주당이 정치를 희화화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부산 유세에서 “일제 샴푸, 위조된 표창장, 법인카드, 여배우 사진을 들고 투표장에 가도 되겠나”라며 “정치를 조롱하지 않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