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암세포만 골라 유전자 교정 치료' 신약 개발

쥐 난소암 모델에서 진행한 항암 효능 검증 실험 모식도
쥐 난소암 모델에서 진행한 항암 효능 검증 실험 모식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정현정 생명과학과 교수팀이 크리스퍼 기반 표적 치료제로 항체 이용 크리스퍼 단백질을 표적 조직에 선택적으로 전달하는 항암 신약을 개발, 높은 항암 효능을 보였다고 8일 밝혔다.

최근 크리스퍼(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한 유전자 교정 치료제 연구가 활발하다. 크리스퍼 기술 기반 유전자 교정 치료제는 기존 화학적 항암치료제와 달리 질병 표적 유전자를 영구 교정할 수 있어 암 및 유전 질환 치료제로 각광받지만 체내 암 조직 전달 효율, 효능이 낮다.

크리스퍼 단백질은 분자량이 커 전달체 탑재가 어렵고, 전달체 세포 독성, 표적 세포로의 전달이 어려운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크리스퍼 단백질에 특정 아미노산을 변경시켜 다양한 생체분자를 보다 많이 결합시키고 체내 생화학 과정을 방해하지 않는 단백질을 개발했다.

개량한 크리스퍼 단백질을 난소암 표적 항체와 결합해 크리스퍼 나노복합체(?Her-CrNC)를 개발했다.

암세포 표면은 종양 항원으로 알려진 항원이 존재한다. 몇몇 종양 항원은 표적이 돼 진단·임상시험에 이용된다.

연구팀은 개발한 항체 결합 크리스퍼 나노복합체가 종양 항원을 표적해 난소암세포 및 동물모델에서 암세포 특이적으로 세포 내 전달이 가능하고, 세포주기를 관장하는 PLK1 유전자를 교정해 높은 항암효과가 나타남을 확인했다.

PLK1은 세포 분열을 조절하는 인산화효소로 암세포 분열과 관련이 깊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PLK1 유전자를 표적해 암세포 분열을 억제해 항암 효과를 유도했다.

정현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최초로 크리스퍼 단백질과 항체를 결합해 효과적으로 암세포 특이적 전달 및 항암 효능을 보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아울러, 이번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향후 생체 내 전신 투여를 통한 유전자 교정 치료 및 다양한 암종에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승주 KAIST 생명과학과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3월 29일자에 온라인 게재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및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이뤄졌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