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과기정통부, 훈풍 무드…윤오준·강도현 쌍두마차에 쏠리는 눈

윤오준 국가정보원 3차장(왼쪽)과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윤오준 국가정보원 3차장(왼쪽)과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국가정보원과 과학기술정통부 사이에 훈풍이 불고 있다.

국내 정보보호업계를 이끌어가는 투톱인 윤오준 국정원 3차장과 강도현 과기정통부 2차관이 올해 2월 취임하면서 관계 개선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정원이 산업 육성에도 관심을 나타내면서 사이버 보안 정책에 유연성이 더해질 전망이다.

10일 정보보호업계 등에 따르면, 국정원과 과기정통부가 소프트웨어(SW) 공급망 보안 가이드라인을 함께 준비하는 등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제로 트러스트 도입·확산 시범사업에서 정부·공공분야가 새롭게 추가된 것도 이 같은 사실을 반증한다.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공공부문은 국정원이, 민간부문은 과기정통부가 담당하는 구조인데, 국정원 협조 없이 정부·공공분야 실증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동안 국정원과 과기정통부는 클라우드 보안 등 사이버보안 정책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으며, 지난해 과기정통부가 먼저 제로 트러스트 가이드라인 1.0을 발표하면서 정점을 찍는 등 주도권 다툼을 이어갔다.

양 기관이 훈풍 무드로 급전환한 배경엔 윤 3차장과 강 2차관이 있다는 평가다. 두 사람 모두 합리적이고 온화한 성향인 데다 두 기관이 협조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두 기관의 협력 모멘텀을 구축했다는 분석이다.

정보보호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윤 차장이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사이버안보비서관을 지낼 때 국정원과 과기정통부 간 마찰에 답답해했다”면서 “윤 차장과 강 차관 간 협력을 바탕으로 정보보호산업 육성이 탄력이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윤 차장은 사이버 안보에서 나아가 산업 관점에서 정책을 다루고 있다. 윤 차장은 지난달 26일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조찬간담회에 참석해 업계와 소통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9일 정보보호산업계를 대상으로 '망분리, 다중보안체계(MLS) 전환 관련 세미나'를 연 것도 '산업계 의견을 청취하라'는 윤 차장의 지시에서 비롯됐다. 국정원은 이 자리에서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정책을 만들어 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정보보호기업 대표는 “정보보호사업을 영위하는 데 있어 국정원과 과기정통부 사이에서 입장을 정하는 게 애로사항 중 하나”라면서 “최근 들어 국정원이 친산업적인 모습을 보이고, 국정원과 과기정통부 협력 무드가 펼쳐지는 등 산업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재학 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