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본법 마련을 위한 연구가 시작됐다. 스마트계약과 분산원장에 법적효력을 부여하는 등 블록체인 기술·산업에 대한 제도적 토대를 마련한다는 포석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블록체인 법·제도·표준화 연구를 올해 12월 20일까지 추진한다고 밝혔다. 블록체인 기본법(가칭) 제정을 위한 근거를 개발하고 구체화하겠다는 것이다. 본 연구는 향후 법제화 과정에서 추진 근거로 활용될 예정이다.
세부 법안 검토 사항에 따르면 우선 이번 연구에서 스마트계약, 분산원장 등에 법적 효력을 부여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계약, 분산원장 효력을 정의하고 인증·평가기관을 지정함으로써 거래 신뢰·안전성을 확보하는 근거를 마련한다는 접근이다.
아울러 분산신원증명(DID) 적용을 확대하는 방안도 살펴본다. 전자정부서비스나 정보통신서비스 등에서 로그인, 사용자 인증 등에 DID가 이용될 수 있는 법적 타당성을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분산신원증명은 중앙 시스템에 의해 개인 정보가 통제되는 기존 신원확인 방식과 달리, 개인이 자신의 정보에 완전한 통제권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미래 신원증명 기술로 떠오른다.
블록체인 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전담 기관을 지정하고, 이와 함께 사업 추진 근거도 명확히할 방침이다.
KISA 관계자는 “국내에서 블록체인 관련 여러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법적 명확성이 담보돼야 사업자 혼란을 줄이고 산업도 진흥할 수 있다”면서 “이번 연구 핵심은 블록체인 기술·산업이 안정적인 제도적 토대에서 기능하고 성장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KISA는 블록체인 관련 국내외 법 정책 현황도 함께 조사한다. 해외 사례로는 블록체인 기술 수준이 높은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정책을 검토한다. 관련 법제도 체계 우수·미비 사례를 검토하고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법률 제정·개선을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하기로 했다. 국내 공급기업의 서비스와 현황을 조사·분석하는 등 산업 동향을 파악해 현실과 법이 괴리감 없도록 할 방침이다.
블록체인 관련 산·학·연·관, 법률 전문가 10인 내외로 구성된 블록체인 법제도 연구반도 가동한다. 이들은 의견수렴 및 개선 방안 발굴을 진행할 예정이다. 블록체인·DID 전문가로 구성된 DID 기술 및 표준화 포럼도 운영한다. 시장 중심의 표준개발을 위해 기술·서비스·정책 회의 등을 실시한다.
서정화 기자 spurif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