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증시거래 대금이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대형 증권사의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시장점유율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이 수탁수수료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FISIS)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수탁수수료 시장점유율 10%를 되찾았다. 전년도 9.4%로 다소 주춤했던 점유율이 0.8%포인트(p) 늘었다. 수탁수수수료 규모 기준으로는 5143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1.19% 증가했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도 지난해 시장점유율을 재차 늘렸다. 지난해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각각 전년 대비 수탁수수료가 22.15%, 15.79% 늘었다. 시장점유율도 10%, 9.3% 수준으로 올라섰다.
코스닥시장과 선물거래를 고객을 앞세워 수탁수수료 선두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키움증권을 제외한 대형 증권사 4개사가 시장에서 위탁매매 고객 확보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여타 대형사 대비 빠르게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며 우위에 섰던 미래에셋증권을 나머지 삼성·KB·NH 3개사가 추격하는 양상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시장 확보 전략도 각 증권사마다 제각각이다. 삼성증권은 해외주식을 중심으로 KB증권은 국내주식 수탁수수료 수익에서 지난해 1위를 기록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해외주식 수탁수수료에서 미래에셋증권을 1년만에 제쳤다.
시장 영향력을 키우는 건 치열한 경쟁에 나선 초대형 투자은행(IB)들 뿐만 아니다.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 역시 꾸준히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미미하지만, 성장세는 가파르다.
토스증권은 지난해 833억원의 수탁수수료 수익을 얻었다. 전년 대비 85% 증가한 규모다. 외화증권 분야에서는 전체 증권사 가운데 다섯번째로 많은 수익을 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수탁수수료 수익은 79억원,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증권가 안팎에서는 지난해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사태로 인해 키움증권 등 국내 증시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던 증권사가 주춤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CFD 사태 안팎으로 여기에 얽힌 증권사들의 시장점유율은 전년 대비 약 2%p 가량 빠졌다. 중소형 증권사 1개사에 달하는 점유율이 단번에 빠진 셈이다.
증권업계가 해외주식 투자 및 조각투자(STO) 등 신사업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는 이유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투자자산이 점차 다각화하면서 탄탄한 고객 기반을 갖춘 증권사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시점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각 증권사마다 디지털 기반의 영업전략을 확대해 신규 고객 확보에 매진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