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은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했다. 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비례정당을 포함해 과반 의석을 확보해 원내 1당을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조국혁신당까지 합치면 범야권 200석 차지도 가능할 전망이다. '정권 심판을 위해 힘을 실어달라'는 야당의 호소에 민심이 호응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달리 말하면 '제발 일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국민의힘의 '정권안정론'에는 냉정했다는 평가다.
10일 제 22대 국회의원선거 방송3사(KBS·MBC·SBS) 공동예측(출구)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은 절반이 넘는 184석~197석을 확보할 것으로 관측된다. 20대,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원내 1당을 유지하게 됐다. 국민의힘은 85석~99석으로 예상했고, 비례대표 정당에서는 조국혁신당이 12석~14석으로 가장 많이 나왔다.
최대치 기준으로 보면 민주당에 조국혁신당을 포함하면 '매직넘버' 200석 돌파도 훌쩍 넘어선다. 범야권의 200석은 △대통령 탄핵소추 △대통령 법률 거부권(재의요구권) 무력화 △개헌 등이 가능하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민주당(더불어시민당 포함)이 180석을 가져왔고,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103석(미래한국당 19석포함)에 그쳤다. 22대 총선에서 민심은 민주당으로 한발 더 기울었다.
민주당은 최대 승부처로 꼽힌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승기를 잡았고, 지난 총선 당시 일부 빼앗긴 호남, 충청 지역에서도 선전했다. 막말 논란, 부동산 논란 등 선거전 도중 발생한 각종 악재에도 승기를 잡았다. 국민의힘은 보수 텃밭인 대구 경북에서 여전히 강세를 보였으나 전체 판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민주당이 단독 과반을 다시 확보하면서 현재의 '여소야대' 국회를 유지하게 된다. 야권은 주요 입법 드라이브를 거는 한편 각종 특검법과 국정조사를 추진하며 정부·여당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여갈 것으로 전망된다. 범야권 200석을 넘어서면 대통령 거부권 행사는 무의미해지고, 범야권 완력으로 원하는 법안을 단독으로 재의결할 수 있다. 재의결된 법률안은 법률로 그대로 확정된다.
이재명 대표 체제의 공고화도 강화될 전망이다. 공천 과정에서 당내 견제 세력이던 비명계 인사들이 대거 탈락하면서 당내 주류는 친명이 될 공산이 크다. 나아가 3년 뒤 대선까지 이같은 승리세를 이어갈 경우 유리한 기반을 다질 수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큰 위기를 맡게 됐다. 사실상 정부와 여당의 정치적 공간은 국회에서 힘을 쓰기 어렵다. 또 임기 5년 동안 국회 권력을 내준 역대 최초의 정권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윤석열 정부의 위기론이 나온다. 사실상 대통령 거부권이 무력화되고 야당의 입법을 견제할 수 없게 돼 국정 운영의 주도권도 상실하게 된다. 특히 끊임없이 특검 위협에 시달릴 것으로 예측되면서 레임덕이 조기에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구원투수'로 등판했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패배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한편 지상파 3사의 이번 출구조사는 KBS·MBC·SBS가 한국리서치와 입소스주식회사,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10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1980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유권자 35만9750명을 대상으로 조사됐다. 매 5번째 투표자를 등간격으로 조사하는 체계적 추출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지역별로 95% 신뢰수준에서 ±2.9%p~7.4%p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