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3사(KBS·MBC·SBS)로 구성된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의 22대 총선 출구조사 결과,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이 예상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남은 3년 임기도 가시밭길로 접어들게 됐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21대 총선과 비슷한 의석수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고, 조국혁신당을 포함해 범야권이 200석 이상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어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까지 걱정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향후 야권과의 관계 설정에 따라 사실상 '식물 정부'로 전락할 수 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22대 총선 본 투표일인 10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개표 방송을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별도 공식일정 없이 휴식을 취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일 부산항 신항 7부두 개장식 참석차 방문한 부산에서 사전투표를 했다. 김 여사도 같은날 서울 용산에서 비공개로 사전투표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참모들도 각기 투표를 마친 뒤 차분하게 총선 결과를 기다리는 분위기다. 선거를 앞두고 공개된 마지막 여론조사 등에 희망을 걸었지만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참패가 예상되면서 침통한 분위기다.
국민의힘과 비례 위성정당 국민의미래는 최소 85석에서 99석을 확보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민주당과 비례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은 최소 184석에서 197석으로 예측됐다. 범야권인 조국혁신당이 12석에서 14석을 가져갈 것으로 예측되면서 자칫 탄핵 마지노선인 200석 저지에도 실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당이 과반 확보는 힘들더라도 21대 총선 의석수(비례정당 포함 114석)보다 많은 의석수를 차지한다면 경제안보와 공급망 강화, 첨단산업 진흥 위주의 국정운영이 탄력을 받고, 의대정원 증원과 교육·노동·복지 3대 개혁도 힘을 받게 될 것으로 보였지만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민의힘은 비례정당을 포함해 자체적으로 110~130석을 희망했었다.
야권의 단독 입법 후 대통령 거부권 행사라는 지리멸렬한 싸움도 할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범야권이 200석 이상을 확보한 뒤 입법을 강행하면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도 재차 국회를 통과할 법안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비례정당을 포함해 자체적으로 120~151석+α를 예상했었다.
여당 내에서도 총선 참패에 대한 윤 대통령 책임론이 커지면서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해외 정상과의 회담이나 협의도 불가능해지고 정부부처 공직자까지 보신주의에 갇힐 가능성도 커졌다. 사실상 정부가 표류하는 상태가 되는 셈이다.
김영완 서강대 교수는 “범야권이 200석 이상을 확보할지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면서 “범야권이 200석을 넘긴다면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문제가 아니라, 국제무대에서 대한민국이 주요국과의 정상외교, 경제안보 협력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총선기획팀=성현희(팀장)·박효주·안영국·이준희·조성우·최기창·최다현·최호기자 polic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