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에 제3의 교섭단체가 재등장할지도 주목된다. 각 정당은 의석수 20개 이상을 확보하면 국회 의사일정을 비롯한 주요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거대양당이 현안을 추진할 때 제3의 교섭단체와 합의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 녹색정의당, 조국혁신당 등 3지대 군소정당이 자력으로 교섭단체에 입성할 가능성은 작다. 다만 합당이나 연대를 통해 교섭단체로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총선 과정에서 무산됐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빅텐트'가 다시 쳐질 수도 있다.
국회법 33조에 따르면 국회에 20명 이상 소속 의원을 가진 정당은 하나의 교섭단체가 된다. 다른 교섭단체에 속하지 아니하는 20명 이상의 의원으로 따로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
거대양당 체제로 흘러온 우리 정치사에 제3의 교섭단체, 즉 대안세력은 많지 않았다. 민주화 이후 제3의 교섭단체가 있었던 국회는 15대(1996~2000년)와 20대(2016~2020년) 두 번뿐이었다.
21대 국회에선 제1당이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2당이자 여당인 국민의힘을 제외하곤 20개 이상 의석수를 확보한 제3의 교섭단체가 없었다. 10일 현재 민주당과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각각 142석, 14석으로 과반 이상인 총 156석을, 국민의힘과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각각 101석, 13석으로 114석을 갖고 있다. 개혁신당(4석)과 진보당(1석), 자유통일당(1석), 새로운미래(5석), 조국혁신당(1석), 녹색정의당(6석) 등 3지대를 다 합쳐도 의석수 20개를 확보하지 못한다. 이마저도 이번 총선을 앞두고 일부 의원들이 민주당과 국민의힘 등을 탈당하면서 만들어진 숫자다.
반면 20대 국회에선 제3의 교섭단체가 있었다. 거대양당 독주의 견제론이 커지며 국민의당이 38석을 확보해 민주당(123석),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122석)에 이은 세 번째 교섭단체 역할을 했다. 비판도 많았지만 여야 한쪽이 독주하지 못하도록 '캐스팅보트'를 쥐고 균형추 역할을 톡톡히 하기도 했다.
다만 22대 국회에선 기득권 타파와 대안세력을 앞세운 3지대에서 제3의 교섭단체가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군소정당들이 자력으로 20개 의석을 확보하기보단, 연대 등을 통해 3번째 교섭단체를 구성할 가능성이 있다.
관건은 이해득실이다. 10여개 비례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은 조국혁신당은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민주당과의 연대가 점쳐진다.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는 이미 연대가 무산된 바 있다. 실질적으로 무소속과 이들 군소정당이 확보한 의석수에 조국혁신당이 합류해야 제3의 교섭단체가 등장할 수 있는 셈이다.
총선기획팀=성현희(팀장)·박효주·안영국·이준희·조성우·최기창·최다현·최호기자 polic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