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여소야대....민심은 정권심판 택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범야권 비례정당을 포함해 과반 의석을 확보, 원내 1당을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개표 초반 여야 혼전세를 보였으나 민주당이 우세를 점했다.

'정권 심판을 위해 힘을 실어 달라'는 야당의 호소가 국민의힘이 내세운 '정권안정론'보다 더 유권자의 마음을 얻었다는 관측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

10일 중앙선거관기위원회에 따르면 오후 9시 40분 기준(개표율 30.0%) 개표 결과가 나온 지역구 가운데 민주당은 142석, 국민의힘은 108석을 얻었다.

동 시간대 비례대표는 개표율 3.31% 기준 국민의힘 비례정당 국민의미래는 21석, 민주당 비례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은 13석, 조국혁신당은 11석, 개혁신당 1석으로 나타났다. 비례대표는 수개표로 진행되면서 개표율이 지역구보다 상대적으로 더 늦다.

앞서 국회의원선거 방송3사(KBS·MBC·SBS) 공동예측(출구)조사에서는 민주당이 절반이 넘는 184석~197석을 확보할 것으로 관측됐다. 국민의힘은 85석~99석으로 예상했고, 비례대표 정당에서는 조국혁신당이 12석~14석으로 가장 많이 나왔다.

이같은 개표 흐름이 지속된다면 민주당이 20대,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원내 1당을 유지하게 된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비례정당 포함해 민주당이 180석을 가져왔고,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103석에 그쳤다. 22대 총선에서 민심은 민주당으로 한발 더 기울었다.

민주당은 최대 승부처로 꼽힌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승기를 잡았다. 지난 총선 당시 일부 빼앗긴 호남·충청 지역에서도 선전했다. 막말 논란, 부동산 논란 등 선거전 도중에 발생한 각종 악재에도 국민의 표심을 얻었다. 국민의힘은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에서 여전히 강세를 보였지만 전체 판세에서는 뒤쳐졌다.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다시 확보하면서 현재의 '여소야대' 국회를 유지하게 된다. 야권은 주요 입법 드라이브를 거는 한편 각종 특검법과 국정조사를 추진하며 정부·여당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여갈 것으로 전망된다. 범야권 200석을 넘어설 경우 대통령 거부권 행사는 무의미해지고, 범야권 완력으로 원하는 법안을 단독으로 재의결할 수 있다. 재의결된 법률안은 법률로 그대로 확정된다.

이재명 대표 체제는 공고해질 수 있다. 공천 과정에서 당내 견제 세력이던 비명계 인사가 대거 탈락하면서 당내 주류는 친명이 될 공산이 크다. 나아가 3년 뒤 대선까지 이 같은 승리세를 이어갈 경우 유리한 기반을 다질 수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위기다. 사실상 정부와 여당이 국회라는 공간에서 힘을 쓰긴 어렵게 됐다. 또 임기 5년 동안 국회 권력을 내준 역대 최초 정권으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정부의 위기론이 나올 수 있다. 사실상 대통령 거부권이 무력화되고 야당의 입법을 견제할 수 없게 돼 국정 운영의 주도권도 잃게 된다. 레임덕이 조기에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구원투수'로 등판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패배 책임론에서 자유롭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향후 역할을 놓고도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