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e커머스(C커머스)' 업체들이 최근 1년 간 국내에서 1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저가 마케팅을 필두로 무료 배송·반품 등 파격 정책을 앞세워 한국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C커머스의 '유통공정(工程)'이 심화되고 있다.
14일 본지가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알리익스프레스는 작년 3월부터 올 2월까지 1년간 약 9000억원 안팎의 매출을 기록했다. 최근 성장세를 감안하면 이미 지난달 매출은 더 뛰어 최근 1년 매출은 1조원 수준으로 관측된다. 또 지난해 8월 한국 서비스를 개시한 테무는 올 2월까지 약 65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됐다.
실적 추정치는 아이지에이웍스 자체 데이터와 신한카드 거래 데이터를 집계한 후 가중치를 적용해 추산한 결과다. 〈표 참조〉
한국 사업 확대를 선언한 지난해 3월 이후 1년 만에 거둔 성과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빠른 성장세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3월을 기점으로 매달 6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뒀다. 국내 배송 전문관 'K-베뉴'를 설립한 지난해 10월에는 월매출이 780억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특히 광군제 등 대규모 프로모션을 진행한 11월 매출은 1400억원을 넘어섰다. 이후 지난 2월까지 매달 8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테무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지난해 8월 론칭 이후 월간 매출 10억원 미만에 그쳤던 테무는 12월 매출이 150억원 이상으로 급증했다. 지난 1~2월은 각각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상승세는 최근 들어 더욱 가팔라졌다. BC카드가 C커머스 업체들의 지난해 10월과 올해 3월 결제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 결제 금액은 138.8%, 결제 건수는 130.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내 e커머스 결제 금액과 건수가 각각 2.5%, 1.1%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C커머스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초저가 e커머스'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향후 국내 e커머스 시장은 쿠팡과 C커머스 양강 구조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