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다양한 글로벌 탤런트가 모이는 자석과 같다. (한국과의) 이런 협력 기회를 반갑게 생각한다.”
수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세계적 기초과학 연구기관인 독일 막스플랑크연구회(MPG)를 이끄는 패트릭 크래머 회장은 지난 11일 기초과학연구원(IBS)·연세대 인사들과 함께 연세대에서 열린 '글로벌 과학리더 포럼'에 참석해 이렇게 밝혔다.
이날 글로벌 과학리더포럼 및 라운드 테이블, 뒤이은 공동 인터뷰가 연달아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MPG와 우리 연구기관 간 국내 협력 거점 마련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노도영 IBS 원장이 'IBS-막스플랑크 센터' 설립의 뜻을 밝혔다. 이와 관련 크래머 회장도 “나노과학, 뇌과학, 인공지능(AI) 등 앞으로 더 중요해질 분야가 있고, 여러 분야에서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한국의 연구 협력 의지를 높이 평가한 데 따른 것이다. 크래머 회장은 “한국은 '호라이즌 유럽(EU의 연구혁신 프로그램)'에도 준회원국으로 참여한다”며 “유럽 권역 외에서는 드문 일로, 기초기술분야에 한국이 많은 노력을 쏟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센터가 생기게 된다면 큰 성과가 따를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았다. 크래머 회장은 “센터가 생기면 연구의 '가시성'이 생긴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가시성이 생기면 독일과 한국 양국에서 센터에 인재가 몰리게 된다”며 “더 좋은 장비를 들여놓고,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 큰 차원의 연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과학기술계에 대한 조언도 있었다.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크래머 회장은 “전문가는 하루 아침에 육성되지 않으며, 한 국가가 예산을 아끼기 시작하면 다시 따라잡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특히 '안정적인 예산 지원'을 강조했다. 그는 “많다, 적다가 아니라 안정적으로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과학적인 연구는 장기간 이뤄져 특히 안정성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기초과학 연구의 중요성도 설파했다. 크래머 회장은 “기초과학은 응용으로 가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이에 매진하는 것은 아이디어가 현실의 이익이 되는 연구로 연결된다”고 밝혔다.
우리 과학기술계가 겪는 인재유치 문제에 대해서도 말을 보탰다. 크래머 회장은 “아마존, 구글 등에 인재를 잃는 것은 우리도 마찬가지”라며 “과학연구가 쿨(Cool)하고, 세계 최초로 무언가를 발견하는 것은 학계에 몸 담을 때 가능하다고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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