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실적 기반으로 상장 재시동 건 더본코리아

…통일증권 발행으로 상장 채비 완료
지난해 매출 4000억원, 전년 대비 45% 급증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기업공개(IPO)를 위한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상장을 위한 주식 배분 요건 등 각종 사전작업을 완료하고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 청구만을 남겼다. 지난해의 최대 매출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6년만의 재상장에 나선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15일 통일주권으로 교체를 마무리하고 전자증권 방식으로 유통된다. 통일주권 발행 이후부터는 실물증권이 아닌 증권사 예탁을 통해 증권 계좌를 통해 입·출고가 이뤄진다. 비상장주식 플랫폼을 통한 거래 역시 통일주권 교체 이후부터 가능해진다.

통일규격주권 발행은 통상 상장 이전 이뤄지는 절차다. 더본코리아는 연초부터 상장을 위한 주식 분산 요건 등을 갖추고 있다. 지난 1월 주식발행초과금 38억원을 자본에 전입해 보통주 76만주 가량을 무상증자했다. 이후 보통주 주식 1주당 10주의 액면분할을 통해 유통 가능 주식 수를 늘렸다. 지난 11일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지난해 매출까지 확정하며 상장을 위한 내부 준비를 모두 마쳤다. 더본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4106억원으로 전년의 2821억원 대비 45% 증가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해의 호실적을 바탕으로 상반기 중으로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를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공동 대표주관사로 선정했다. 통일증권 교체를 마무리한 만큼 조만간 상장주관사 등을 대상으로 한 구주매출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할 전망이다.

더본코리아 상장은 비교적 순조로운 것으로 투자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회사가 올해 설립 30주년을 맞은데다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사업이 순항하고 있어서다. 기업가치 하락 등의 이유로 상장을 미루고 있는 컬리와 달리 백 대표 본인이 회사 지분 76.69%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상장을 위한 걸림돌이 많지 않다.

다만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을지 여부가 변수로 남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사모펀드가 소유한 외식업 브랜드를 중심으로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하고 있어서다. 토종 프랜차이즈를 강조하는 더본코리아가 이 과정에서 반사 이익을 가능성도 있다.

프랜차이즈 중심 기업의 상장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도 숙제다. 지난 2020년 상장한 교촌에프앤비가 그나마 목표주가 산정을 위한 남은 비교군이다. 교촌에프앤비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3000억원 수준이었던 반면 현재 시가총액은 2000억원에도 채 못 미칠만큼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 교촌에프앤비가 상장을 위해 비교그룹으로 삼았던 맘스터치앤컴퍼니는 사모펀드에 매각된 이후 자진상장폐지의 길을 걷는 등 증시는 프렌차이즈 업체에 썩 우호적인 상황이 아니다. 더본코리아가 최근 호텔사업과 식자재 유통업 등으로 영업 부문을 다각화하는 것 역시 프렌차이즈 중심 사업 구조를 개선해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제주 중문 더본호텔
제주 중문 더본호텔

투자업계 관계자는 “가맹사업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프랜차이즈업체 상장에 많은 투자자가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에이피알 등 대형주에 대한 관심이 큰 만큼 충분히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면서 “더본코리아의 상장이 외식업 뿐만 아니라 유통업 전반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