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문연구원이 참여하는 국제 공동연구진이 암흑에너지분광장비(DESI) 프로젝트 첫 성과로 사상 최대 규모의 3차원 우주 지도를 공개했다. 초기 우주 역사를 가장 정확하게 분석한 결과로 향후 후속 연구를 통한 우주 진화 양상 분석 결과가 주목된다.
15일 천문연에 따르면 연구진은 DESI를 활용해 지난 1년간 지구로부터 최대 110억년 떨어진 은하와 퀘이사(중심에 존재하는 거대질량 블랙홀에 의해 막대한 에너지를 전파 영역에서 발생시키는 천체)의 빛을 관측했으며, 이로부터 우주가 얼마나 빨리 팽창했는지 측정했다.
DESI 프로젝트는 우주 전체 에너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암흑 에너지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분광기로 우주 3차원 지도를 만드는 대규모 국제 공동 프로젝트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11개 국가의 연구자 900명이 참여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전체 우주의 팽창 역사를 오차 범위 0.5%로 측정했다. 지금으로부터 80억~110억년 전 사이의 초기 우주 역사를 1% 오차 이내로 정확하게 측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현재까지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우주의 진화 양상은 현대 우주론의 표준 이론인 '람다 차가운 암흑물질 이론(LCDM)'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LCDM은 우주상수에 해당하는 암흑 에너지를 가지고 있고 물질 대부분이 차가운 암흑물질로 이뤄져 있다는 모형을 뜻하는 것으로, 현대 우주론의 표준 이론으로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다.
연구진은 DESI 관측 자료, 플랑크 위성의 마이크로파 우주배경복사 자료, 제 Ia형 초신성 자료 등을 결합해 암흑 에너지가 고정되지 않고 시간에 따라 변할 가능성이 95% 이상이라는 결과를 도출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DESI 프로젝트를 통해 총 300만개의 퀘이사와 3700만개의 은하를 포함하는 우주 지도를 만들 계획이다.
샤피엘루알만 천문연 박사는 “DESI 프로젝트를 통해 시간에 따라 암흑 에너지의 특성이 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이번 관측 데이터가 우주 팽창 과정과 중력에 관한 다양한 이론들을 검증하고, 암흑 에너지 본질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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