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으로 중동 분쟁이 악화하자, 범정부 비상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이달 말 종료를 앞둔 유류세 인하 조치를 두 달 더 연장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민생의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현 유류세 인하 조치와 경유·압축천연가스(CNG) 유가연동보조금을 6월 말까지 추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정부의 조치는 중동사태 불확실성 낮추기 위한 것이다.
최 부총리는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습에 따른 중동 불안 고조로 거시경제·금융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모습”이라면서 “향후 사태 전개 양상에 따라서는 에너지·공급망 중심으로 리스크가 확대되고 금융시장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과 이스라엘 무력 충돌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이어진다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대로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즉각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 카드를 꺼냈다. 이달 30일 종료 예정인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를 2개월 추가 연장하는 내용을 담은 '교통·에너지·환경세법 시행령' 및 '개별소비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17일 각각 입법예고한다.
현재 휘발유 유류세는 리터(ℓ)당 205원(25%) 탄력세율이 적용돼 리터(ℓ)당 615원이다. 정부는 휘발유 유류세를 역대 최대폭인 37%까지 내렸다가 지난해 1월 1일부터 인하율을 25%로 줄였다. 이후 이번까지 총 9차례에 걸쳐 인하 종료 시한을 연장했다.
경유·액화석유가스(LPG)부탄은 리터(ℓ)당 탄력세율 37%를 유지한다. 경유는 리터당 212원 인하한 '369원' LPG 부탄은 리터당 73원 인하한 '130원' 유류세가 2개월 더 유지된다.
정부는 현재까지 원유 수급과 공급망에 차질이 없지만, 각별한 긴장감을 가지고 범정부 비상대응 체계를 갖춰 모든 가능성에 대비한다고 입장이다.
최 부총리는 “매일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을 가동하여 사태 추이와 국내외 경제·금융 동향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겠다”면서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신속히 대응하고 금융·외환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에 대해서는 적기에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