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인공지능(AI)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투자가 아시아권에서 중국과 인도에 상당히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 기술 전문 매체 테크인아시아는 최근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투자를 받은 '50대 아시아 AI 스타트업' 리스트를 공개했다. 투자액은 누적 투자액으로 집계 당시 환율을 적용했다. 가장 많은 기업이 포함된 국가는 중국(24개), 그 다음은 인도(10개)다.
최다 투자를 받은 기업은 미니맥스(중국)로 누적 투자액은 8억5000만달러(약 1조1800억원)로 나타났다. 이아 바이촨(중국), 쑤이위안커지(중국) 등으로 상위권 대부분을 중국과 인도 기업이 차지했다.
한국 기업은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약 2739억원)과 '사피온'(약 1397억원), AI 물류 플랫폼 기업 '파스토'(약 1051억원), 산업용 자율주행 기업 '서울 로보틱스'(약 396억원) 등 총 4곳이다. 일본(4개)과 공동 3위다.
한국의 AI 투자액은 글로벌 추세에 뒤처진다.
스탠퍼드대학교 'Artificial Intelligence Index Report 2023'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2013~2022년 민간부문 AI 누적 투자액은 56억달러(약 7조7000만원)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미국의 민간부문 AI 누적 투자액은 2489억달러(약 343조7000억원), 중국은 951억달러(약 131조3000억원)로 각각 한국의 약 44배, 약 17배다. 인도 역시 77억달러(약 10조6000억원)으로 한국보다 많다.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미국과 AI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해 2030년까지 AI 산업에 1조5000억달러(약 2074조원)를 투자,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인도 정부 역시 지난 3월 '인도 AI 미션'의 일환으로 AI 프로젝트에 12억5000만달러(약 1조65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승인했다.
중국과 인도의 대규모 투자는 AI 유니콘 기업 탄생으로 이어진다.
중국 미니맥스는 지난 3월 알리바바와 다른 투자자들로부터 25억달러(약 3조4600억원) 이상 가치를 인정받으며 자금을 확보했다.
리스트에 오른 AI 스타트업 중에는 인도 최초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기업 '크루트림'도 있다. 크루트림은 인도판 우버 올라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바비시 아가르왈이 설립했다. 지난 1월에는 새로운 펀딩 라운드를 통해 10억달러(약 1조38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발표, 인도 최초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다.
안홍준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혁신성장본부장은 “한국의 AI 투자액은 글로벌 추세에 비해 많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정부, 개별 기업, 벤처캐피털(VC) 등이 연대해 산발적으로 투자하는 것들을 모아 공동 투자하면 AI 산업에 활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