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으로 중동 지역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산업계 역시 '중동 리스크'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국제 정세를 분석,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산업계에서는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5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9% 상승한 85.6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6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은 0.7% 오른 90.45달러를 기록했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이 예상되던 시점에서 국제유가가 크게 상승하지 않았지만 향후 배럴당 13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동은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3분의 1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세번째로 원유를 많이 생산하는 국가에 해당한다.
또 이란은 중동산 원유의 주요 뱃길인 호르무즈 해협과 인접해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으로 들어가는 유일한 통로다.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랍에미리트 등에 가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국제유가는 상승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정유업계는 중동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장은 큰 문제가 없지만 장기화될 경우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유가가 오르면 수익성이 좋아지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석유제품 수요 약화와 정제마진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당장 원유 수입 등에 큰 문제는 없다”면서도 “다만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우려되는 지점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유가가 상승하게 되면 영향을 받게 된다”면서 “이란이 타격을 받게되면 그 영향은 더욱 클 수 있다”고 전했다.
석유화학업계도 중동 지역 긴장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국제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석유를 베이스로 하는 기초연료인 나프타 가격이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면서도 “다만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나프타 등 가격 인상, 수급 불안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받쳐준다면 제품에 원료 인상분을 반영하면 되지만 중국발 공급 과잉 등으로 시황이 좋지 않다”면서 “좋지 않은 시황과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원료값 인상이 장기화되는 것이 업계가 우려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해운업계도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한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국내 국적 해운사 HMM은 컨테이너선 4척과 벌크선 1척을 운영하고 있다.
HMM 관계자는 “현재 컨테이너선은 호르무즈 해협에 들어가 있지 않고 벌크선 1척은 인근 항만에 있다”면서 “일정상 한달 정도는 호르무즈 해협에 들어갈 일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 특성상 그곳을 통과하는 것이 아닌 들어갔다가 나와야 한다”면서 “봉쇄가 되면 들어가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봉쇄가 되면 인근 항만을 활용할지 등 조치가 나와야 한다”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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