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의 연구개발 전문 자회사들이 투자 비용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지목할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과 함께 서버 운용 등 인프라 비용 지출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랩스와 카카오브레인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역대 최대 수준으로 증가했다. 두 회사는 각각 네이버, 카카오의 연구개발 전문 자회사로 영업손실 확대는 역으로 투자 비용을 늘렸다는 의미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영업손실을 보는 연구개발 전문 자회사에 대해 유상증자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6월 네이버랩스에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카카오는 16일 카카오브레인에 운영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유상증자를 시행했다.
구체적으로 네이버랩스는 지난해 영업손실 617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 분사 이래 가장 많은 영업손실이다. 2022년 영업손실 476억원과 비교하면 영업손실이 141억원 증가했다. 기존에 가장 많은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2021년(영업손실 545억원)과 비교해도 영업손실이 72억원 더 많았다.
네이버랩스는 네이버의 R&D 전문자회사다. 로보틱스, 자율주행, 디지털트윈 등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네이버가 공략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 핵심 기술을 수출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네이버랩스는 지난해 네이버클라우드와 함께 1억 달러 규모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지난달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LEAP 2024에서 자체 개발한 로봇 운용체계(OS) 아크마인드(ARC mind)를 공개했다. 당장 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원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AI는 당장 수익화와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노리지만, 디지털트윈이나 모빌리티는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의 AI 연구개발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은 지난해 7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또한 역대 최대 수준 손실이다. 기존에 가장 손실이 많았던 2022년(영업손실 301억원)보다 손실 규모가 약 2.5배 증가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운영하기 위한 클라우드 비용, 말 그대로 인프라 투자 비용이 크다”면서 “이전 보다 더 많은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카카오브레인, 카카오헬스케어,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뉴 이니셔티브(신성장동력)'로 지목하고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카카오는 AI를 전담하는 카카오브레인을 향후 본사로 흡수합병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약 200명에 이르는 카카오브레인의 엔지니어들이 기존에 자율적으로 AI 원천 기술을 연구했다면 본사 합병 시 빠른 사업화와 서비스 개발에 집중해 효율을 높일 전망이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