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이 점포에 임직원까지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지난해 8년 만에 적자전환을 겪으면서 지출되는 비용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임직원 수는 9876명으로 전년(1만311명) 대비 435명 감소했다.
지난 2019년(9455명)부터 △2020년 9639명 △2021명 9855명으로 계속 증가하던 임직원 수가 1만명을 넘은 지 1개년도 만에 꺾인 모습이다.
점포 수는 지속해서 하락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점포는 276개로 5년 전(305개)과 비교해 약 30개가 문을 닫았다.
올해도 저축은행의 점포 수 줄이기는 이어지고 있다. SBI저축은행이 지난 1월 강남지점과 전주지점 2곳을 가까운 지점과 통폐합했으며, OK저축은행도 이달 30일 인천 부평지점과 충북 청주 지점을 인근 지점과 통합 및 이전할 예정이다.
비대면 서비스의 비중이 커지면서 지출을 절감하기 위해 점차 점포를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저축은행업계가 몸집을 줄이는 이유로는 업황 악화가 꼽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79개 저축은행은 555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를 기록한 건 지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전년 1조5622억원 흑자를 기록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1년 사이 당기순이익이 2조1181억원이나 감소했다.
감독당국은 저축은행 적자전환의 원인으로 자금조달 비용의 증가, PF대출 관련 선제적 대손충당금 적립 등을 지적했다. 대손충당금은 금융사가 손실에 대비하기 위해 쌓아두는 적립금을 말한다.
실제 저축은행업계는 지난해 하반기 충당금 4000억원 가량을 추가로 적립했다. 지난해 충당금 적립액은 3조8731억원으로 전년(2조5731억원) 대비 50.5%나 불었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수신을 통한 자금조달 비용도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 저축은행업계가 지출한 이자비용은 5조3808억원으로 전년(2조9177억원) 대비 83.4% 증가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점포는 임대료 등 고정비 지출이 큰 항목으로 디지털 전환에 발맞춰 줄어드는 추세”라며 “비용 절감의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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