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17일 역대 최대 수준으로 추진 중인 내년 국가연구개발(R&D)사업 예산을 두고 “제대로 쓰인다는 확신이 있다면 다른 것을 줄여서라도 더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윤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한 후 가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R&D 예산 삭감 논란 해법을 조금 더 일찍 제시할 수는 없었는 지”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정부는 R&D 분야 '카르텔' 혁파를 명분으로 올해 R&D 예산을 전년 대비 16.6%(5조2000억원)으로 줄인 25조9000억원으로 편성한 후 과학기술계의 비판을 받았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정부안보다 6000억원 늘어났지만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정부는 지난 3일 4·10 총선을 일주일 앞두고 내년도 R&D 예산을 대폭 증액하는 방향으로 R&D 지원 정책을 전면 선회했다.
한 총리는 “우리가 R&D하는 분들을 100% 잘 설득해서 다 공감하고 동참했는지에 대해선 부족했다”면서 “대통령 말씀은 작년에 그런 진통 겪으며 방향 틀었기 때문에 올해는 더 많은 재원을 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야에 투입할 수 있게 됐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도 R&D 예산을 역대 최대 수준으로 편성하는 것과는 별개로,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R&D 개혁은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한 총리는 “올해는 (내년도) R&D 예산이 분명히 늘 것으로 보고 진짜 제대로 쓰인다는 확신만 있으면 다른 분야 줄여서라도 투입해야 한다고 대통령도 정부도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