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담당자들은 수많은 취업준비생 중 자신만의 인생스토리를 갖춘 지원자가 눈에 들어온다고 합니다. 인공지능(AI) 챗봇 챗GPT에 자기소개서를 입력하면 지원자 강점과 역량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모델을 구현했습니다.”
대학생으로 구성된 예비창업팀 '쏙쏙'은 입사지원 경험과 생성형AI 기술을 결합해 커리어 관리 솔루션 '집픽(ZIP.PICK)'을 개발했다. 일상에서 착안한 아이디어에 공감한 심사위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카카오벤처스와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18일 서울 강남구 마루180에서 개최한 생성형AI 경진대회 '젠(Gen) AI' 창업톤 풍경이다. 혁신 기술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길 꿈꾸는 예비·초기창업가들이 18일 동안 개발한 생성형AI 적용 서비스를 선보였다. 빅테크 기업과 벤처캐피털(VC)은 기술과 사업성 검증을 지원하며 젊은 창업가의 도전에 힘을 보탰다.
창업톤은 지난달 30일 사전 선발한 17개팀이 모이면서 시작됐다. 사전 워크숍에서 한국MS는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와 오픈AI의 챗GPT 사용을 위한 지시어(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교육을 실시했다. 애저를 사용하지 않던 창업가도 개발에 나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어 참가팀들은 곧바로 생성형AI 기반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카카오벤처스는 온라인 멘토링으로 구현하는 서비스가 사업성을 보유할 수 있도록 조언했다. 초기 투자 전문 VC인 카카오벤처스는 투자사에 딥테크 스타트업 육성 노하우를 적극 활용했다.
장승룡 카카오벤처스 이사는 “AI의 급격한 발전이 우리 삶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 목격하고 있다”면서 “우리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픈 스타트업이 짧은 시간에 생성형AI로 사업 모델을 검증하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경진대회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창업톤에서 참가팀들은 그간 생각해온 참신한 사업 아이디어와 생성형AI 접목 사례를 소개했다. 라인식스는 웹툰과 웹소설 작가의 노동강도 급증 문제에 착안, 작가 취향을 반영한 챗봇이 함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창작 플랫폼을 공개했다. 빅터틀 역시 영어 단어를 입력하면 생성형AI가 이용자 특성을 고려해 회화에 최적화된 예문을 알려주는 디지털 단어장을 구현했다.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한국MS와 당근, 리벨리온 등 소프트웨어(SW) 개발 책임자들은 기존 사업 모델과의 차이점, 수익모델 구현 방안 등을 집중 질의했다. 보름 갓 넘는 기간 개발한 생성형AI 모델이 투자유치로 이어지도록 사업모델 고도화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장승룡 이사는 “GenAI 창업톤으로 스타트업이 문제를 정의하고 가설을 검증하면서 해결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을 압축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승은 소프트웨어 개발 단계에서 결함 검출에 필요한 QA테스트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한 릴리브에이아이에게 돌아갔다. 대다수 회사가 아직 수동으로 검사를 진행하는데, 코딩 없이 QA테스트를 할 수 있는 AI 기술을 구현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