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총장들이 정부에 의대 증원 규모의 조정을 요구했다. '의대 2000명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될지 주목된다.
강원대, 경북대, 경상국립대, 충남대, 충북대, 제주대 등 6개 국립대 총장은 18일 “2025학년도 대학 입학 전형의 경우 대학별로 자체 여건을 고려해 증원된 의과대학 정원의 50%에서 10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이들은 총장 명의 건의문에서 “2025학년도 대입 전형 일정과 관련해 남은 시간이 길지 않아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경북대, 경상국립대, 충남대, 충북대는 현 정원이 각각 110명, 76명, 110명, 49명이다. 정부의 증원안에 따라 정원은 각각 200명으로 늘어난다. 강원대, 제주대는 현재 132명, 40명에서 각각 100명으로 증원된다.
이들 6개 대학이 내년 정원을 50%로 줄이면 내년 의대 정원은 총 4542명이 된다. 현 3058명보다 1484명 늘어나는 셈으로 정부가 당초 추진한 2000명보다는 증원 규모가 훨씬 줄어들게 된다.
6개 대학 총장은 의정 대치가 지속되고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등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총장들은 “정부는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변경 시한이 금년 4월 말로 도래함을 직시하고, 의대 정원이 증원된 대학들의 순조로운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변경을 위해 조속히 결단해줄 것을 적극적으로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학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업에 복귀하지 않는 학생이 상당수에 이르는 초유의 사태에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정부는 학생들이 하루빨리 배움의 공간으로 돌아와 학습권을 보장받고, 교육 현장의 갈등이 더 이상 심화되지 않도록 학생들 보호를 위해 책임을 다해주기를 건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의대 증원 이후 의대 교육 여건이 악화하지 않도록 재정 지원과 함께 의학교육 선진화를 위해 노력하며, 고등교육의 미래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줄 것을 건의한다”고 덧붙였다.
교육부 관계자는 “제안한 내용은 과거 검토된 바 없지만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확정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제안된 것이므로 복지부와 긴밀히 협의해 신속히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
최다현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