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국장 “우크라, 이대로 가면 올해 말 러에 무릎 꿇는다”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 제14기계화 여단이 러시아군을 향해 발포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 제14기계화 여단이 러시아군을 향해 발포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러시아에 맞서는 우크라이나에 미국이 더 많은 군사지원을 보내지 않으면 올해 말 우크라이나의 패배로 전쟁이 끝날 것이라는 미국 정보당국의 진단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빌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날 미국 텍사스주 조지 W. 부시 대통령 센터에서 열린 행사에서 의원들에게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법안의 통과를 촉구하면서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번스 국장은 “(미국의 추가 군사지원이 있으면) 실질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우크라이나는 군사 지원을 통해 힘을 얻고 2024년까지 자립할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지원 법안이 부결될 경우 “상황이 훨씬 나빠진다”며 “2024년 말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패배하거나, 적어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치적 해결 조건을 강제할 입지는 확보하는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번스 국장의 주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정체돼 있는 '지원 패키지'를 하원이 통과시키도록 압박하기 위한 기회를 노리는 가운데 나왔다. 해당 패키지에는 당초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지원 내용도 담겼으나 최근 이를 분리하라는 주장에 따라 별도 법안으로 나뉘어졌다.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원에서는 올해 2월 통과됐지만,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에 가로막힌 상황이다.

우크라이나의 '패배'가 어느정도 수준인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CNN은 “2014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크림(크름)반도를 합병한 이후처럼 상당한 추가 영토를 확보하고 전선을 효과적으로 동결시킬 수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손실'이다”라고 설명했다.

번스 국장은 또한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직면하고 있는 탄약 부족에 대해도 언급했다.

그는 2000명 이상의 병력을 보유한 2개 여단이 하루 15발의 포탄과 42발의 박격포만을 보유하고 있다며 “아우디이우카(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쿠주에 있는 도시. 러시아군에 점령됐다)에서 우크라이나군의 패배는 그들의 용기나 결단력 부족탓이 아니다. 앞으로 추가지원 없이는 더 많은 아우디이우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