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특허청의 지난해 특허협력조약(PCT) 국제조사 신청건수가 세계 4위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신청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은 지난해 국내외 출원인으로부터 3만23건의 PCT 출원에 대한 국제조사를 신청받았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유럽(8만3125건), 중국(7만2923건), 일본(4만7342건) 등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PCT 국제조사 접수 건수다.
PCT 국제조사는 PCT 출원에 대해 출원인이 국제조사기관(특허청)을 선정해 자신의 발명이 특허받을 수 있을지를 사전 판단 받는 절차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접수된 PCT 국제조사 중 2만2164건(73.8%)은 국내에서 의뢰된 것으로 삼성전자,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 상위 3개사가 35%를 차지했다.
기술 분야별로는 디지털통신(2620건), 배터리(전기기계·에너지, 2498건), 컴퓨터(1929건), 의료기술(1560건), 오디오·영상기술(1094건) 등이 주류를 이뤘다.
해당 기간 우리나라에 접수된 PCT 국제조사의 7155건(24%)은 미국에서 의뢰했다.
주요 기업별로 보면 상위 5개사에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AT), 인텔, 램리서치가 포함돼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수년간 1위 자리를 지켜온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는 미국 특허청에 접수한 PCT 출원 대부분(지난 5년 평균 99.6%)에 대한 국제조사를 우리나라 특허청에 의뢰했다.
한국과 유럽은 중국, 일본, 미국과 달리 자국뿐 아니라 외국으로부터 상당량 PCT 국제조사가 접수되고 있다. 이는 이들 특허청이 조사 품질 및 조사료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특허청은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에 대한 PCT 국제조사 경쟁력을 미국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신상곤 특허청 특허심사기획국장은 “최근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및 첨단산업 성장에 힘입어 국내외 글로벌기업이 우리나라 특허청에 의뢰하는 PCT 국제조사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PCT 국제조사 결과는 향후 모든 나라에서 특허심사를 할 때 중요한 정보로 활용되기 때문에 품질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4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