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안에서 분해하며 약물 지속 방출하는 메디컬 섬유 개발

몸 안에서 분해되면서 지속적으로 약물을 방출하는 스텐트용 메디컬 섬유가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ktdi·원장 호요승)은 신체 내에서 생체 분해되면서 지속적으로 약물방출이 가능한 다중층 약물방출 생체분해 소화기계 스텐트용 메디컬 섬유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이 개발한 이중층 구조 메디컬 섬유의 단면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이 개발한 이중층 구조 메디컬 섬유의 단면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이 독자 개발한 이번 메디컬 섬유는 이중층의 구조로 설계되어 중심부에는 생체 분해 기간이 오래 유지되는 물질을, 그리고 외면에는 생체 분해 기간이 짧은 물질을 적용해 생체 내에서 스텐트가 분해되는 기간을 제어할 수 있게 했다.

소화기계 스텐트의 난제로만 여겨졌던 생체 분해 기간 제어 및 다중층 약물 담지 기술 개발로 인해 스텐트의 체내 팽창 유지력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오랜 기간 약물을 방출, 지속적인 효능을 발휘할 수 있게 했다.

이중층 구조의 메디컬 섬유가 1개월 단위로 생체 분해되는 모습
이중층 구조의 메디컬 섬유가 1개월 단위로 생체 분해되는 모습

기존 플라스틱 소재 스텐트는 내경이 작아 빨리 막히는 단점이 있고, 금속사 소재 스텐트는 장기간 사용이 가능한 반면 추가 시술을 통해 제거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십여 년 전부터 생체 분해 스텐트 개발을 시도해 왔으나 소화기계 협착을 방지하기 위한 성능이 미흡하거나 스텐트의 형태가 빠르게 변형돼 지속성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로 상용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메디컬 섬유는 이를 극복한 획기적 연구성과다.

메디컬 섬유를 적용한 소화기계 스텐트
메디컬 섬유를 적용한 소화기계 스텐트

이번 연구는 차의과대학교 분당차병원(원장 윤상욱) 소화기내과 권창일 교수,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융복합기술개발본부 손준식 박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생체재료연구센터 정윤기 박사, 엠아이텍 김규석 수석연구원 연구팀의 공동연구 결과물이다.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 지원으로 이뤄졌다.

호요승 한국섬유개발연구원장은 “섬유소재 기술이 첨단 의료헬스케어 산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개발된 메디컬 섬유는 소화기계 스텐트뿐 아니라 인체 적용 부위에 따라 주름 개선용 섬유 등 활용도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생체재료 분야 저명 국제저널 중 하나인 '액타 바이오머터리얼리아(Acta Biomaterialia)' 4월호에 게재됐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