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복, 마스크와 같은 개인 보호장비(PPE) 표면에 묻어 장기간 생존, 2차 감염을 유발하는 공기 중 병원체와 감염자 분비물, 타액·혈액 등 체액 속 병원체를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상목)은 최동윤 바이오메디칼생산기술센터 수석연구원팀이 정재희 세종대 기계공학과 교수팀과 꽃잎 모사 나노구조체를 섬유표면에 형성해 우수한 방오·항균 기능을 부여한 섬유 코팅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나노구조체가 만들어지면 초소수성 및 가시광활성 기능이 형성돼 오염 물질 부착을 줄이면서 일상 속 가시광선으로 병원체를 살균하는 항균·항바이러스 섬유 제조가 가능하다.
![3차원 나노구조체 섬유 코팅기술을 개발한 공동연구팀. 왼쪽부터 정상빈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박사, 정재희 세종대 교수, 최동윤 생기원 수석연구원, 이동욱 박사후연구원.](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4/04/22/news-p.v1.20240422.5f160bd756f34a54877122d0931d3fe7_P1.png)
현재 PPE 섬유 표면에 병원체가 달라붙지 못하게 하거나 잘 떨어져 나가도록 방오 효과를 부여하기 위해 초소수성 3차원 나노구조 제조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 화학적 합성 방법은 고온·고압 조건, 12시간 이상 긴 공정시간 탓에 대면적 기능성 나노구조체 섬유 제조 및 대량생산에 적용이 어려웠다.
또 일반 방오 기능으로는 병원체 부착을 완벽하게 억제할 수 없어, 섬유 표면 미량 병원체가 증식해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어 추가 항균 기능이 요구된다.
연구팀은 빠르고 간단하게 초소수성 나노구조체를 섬유 표면에 형성할 수 있는 증발유도 자기조립 공정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자기조립형 분자로 구성된 콜로이드를 급속 증발시키면, 미소결정 입자인 '미셀'이 라멜라 형태(얇은 판이 쌓여 층상 구조를 이룬 형태) 나노구조체로 형성된다.
![이번 3차원 나노구조체 섬유 코팅기술 개발 관련 논문이 실린 '스몰' 표지 이미지.](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4/04/22/news-p.v1.20240422.468b5706cb314366961cf8d85817a986_P1.jpg)
자기조립과 함께 나노구조체 수직 재배열이 이뤄져 섬유 표면에 꽃잎 모양 나노구조체가 형성되는 것이다.
아세톤과 같이 증발이 빠른 코팅용액에 섬유를 담갔다 꺼내 40~60도 저온에서 경화하면 2시간 내 나노구조체가 고밀도 형성된 섬유를 얻을 수 있었다.
개발 섬유는 박테리아 현탁액을 비롯해 점성이 높은 혈장, 타액, 혈액에서도 탁월한 방오성을 보였다.
포도상구균과 대장균의 경우 1시간 실내조명에서, MS2 박테리오파지는 2시간 내 99.99% 살균됐다.
특히 박테리아 현탁액을 기능성 섬유에 분무하면 30분 만에 100% 살균된다.
최동윤 수석연구원은 “빠르고 간단하게 방오·항균 기능을 갖는 나노구조체를 형성할 수 있어 대면적·대량생산에 적합한 섬유 코팅기술”이라며 “필터, 마스크, 방호복 등 다양한 소재로 활용할 수 있어 공정성과 내구성을 높이는 후속 연구로 실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