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 국립핵안보청(NNSA)과 원자력 기술 협력을 통해 연구용 원자로의 수출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이창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은 22일 질 흐루비 미국 에너지부 핵안보 차관 겸 국립핵안보청(NNSA) 청장을 만나 핵확산 저항성 최적화(PRO-X) 사업 협력을 위한 공동성명서를 체결했다.
PRO-X는 연구용 원자로의 설계를 검토·개선해 플루토늄 등 핵물질이 외부로 유출 및 전용되지 않고, 핵무기 화 등 본래 목적 외 다른 용도 사용을 어렵게 만드는 기술적 방벽을 강화하는 개념이다.
이번 공동성명서 체결에 따라 앞으로 우리나라는 수요국 요구 성능에 따라 유연하게 설계 변경 가능한 수출형 연구로 모델 설계 간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ANL)와 사바나리버 국립연구소(SRNL)와 협력해 핵확산 저항성 관점 검토 및 최적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적용 범위는 열출력 15~20MWth 규모 중형 연구로의 △노심 설계 △핵연료 제조시설 △보조시설 등이다.
노심 설계 분야에서는 우리나라가 보유한 노심 개념설계안 등 연구용 원자로 설계 자료를 미국과 공유·검토, 이를 통해 노심 성능과 핵확산 저항성이 향상된 최적 설계 자료를 생산한다.
핵연료 분야에서는 우리나라가 보유한 고밀도 저농축우라늄 핵연료(HALEU) 기술 검토가, 보조시설 분야는 핵연료 저장 시설 등의 설계 검토를 거쳐 생산성 향상 및 핵확산 저항성 강화에 협력한다. 이 과정에서 연구용 원자로 기술 유출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핵확산 저항성 검토 가능 수준에서만 설계 등 관련 자료를 공유한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협력을 통해 핵물질 확산에 대한 저항성을 갖는 연구용 원자로 설계 최적화 공동연구가 추진됨에 따라 핵 비확산성이 강화된 수출형 연구용 원자로 기본 모델을 확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국은 이를 바탕으로 향후 연구용 원자로 도입을 희망하는 국가들이 핵 비확산 원칙에 따라 도입하고 책임 있게 운영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양국은 이날 한·미·일 연구기관 간 공동연구 준비현황과 향후 계획도 점검했다.
한·미·일 연구기관 간 협력은 지난해 8월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 합의사항으로 NNSA 소속 3개 국립연구소와 과기정통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 일본 연구기관 간 공동연구 및 인력교류를 추진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프레임워크 체결에 이어 협력 형태, 거버넌스 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협력각서(MOC) 체결을 곧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날 양국은 3국 공동연구가 핵심·신흥기술 등 주요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 연구성과를 창출하고, 상호 호혜적인 이익을 추구할 좋은 기회라는 것에 공감하고, 프로젝트 및 수행기관 선정 등 후속 절차가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기로 합의했다.
이 차관은 “미국 핵심 국립연구소 및 원자력 안전 관련 연구를 관할하는 NNSA와 협력사업을 착수하는 것은 과학기술 협력의 외연 확장과 질적 향상의 성과”라며 “PRO-X 협력이 양국 핵 비확산 공조 체제를 강화하는 대표적인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미국과 긴밀히 소통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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