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원도심에 위치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사무실 임차료가 10년 사이 세 배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입주 건물이 노후해 누수와 승강기 고장 등 불편을 넘어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혈세 절감과 정책 집행 효율성 향상을 위해서라도 사옥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상공인지원센터와 시장경영진흥원을 통합해 출범한 소진공은 지난 2014년 1월 설립 당시 대전 중구 대흥동 한 빌딩에 자리를 잡았다. 당시 연 임차료와 관리비는 총 6억원 수준이었다. 현재는 17억6000여만원으로 세 배 수준이 됐다.
1993년 준공된 현 사옥은 천장 마감재 추락과 누수 등으로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 매월 2회 가량 엘리베이터가 고장나고, 직원이 갇히는 경우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재난지원금·손실보상과 상권 활성화, 영세 소상공인 전기요금 지원 등 소진공 업무는 증가했지만 공간이 그대로인 점도 문제다. 현 사옥의 직원 1인당 업무공간은 5.6평으로 공공기관 가이드라인(17.1평)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열악한 사옥 환경은 우수 인재 이탈로 이어졌다. 최근 5년간 소진공 채용 1년 미만 신규 직원 퇴사율은 약 32%에 달한다.
소진공은 원할한 업무 수행을 위해서는 최근 결정한 대전 유성구 지족동 신사옥으로 이전이 불가피하다고 호소한다. 새로운 건물 보증금과 연 임차·관리비는 각각 약 5억원, 13억2000여만원이다. 보증금은 51.4%, 임차·관리비는 24.7% 아낄 수 있다. 소진공은 절감한 예산을 격오지 근무 직원 생활관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사옥 이전이 대전 원도심 공동화를 초래한다는 우려에 대해선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원도심 활성화는 대전시와 중앙정부, 민·관, 지역상권 등이 정책적으로 노력할 문제라는 것이다. 소진공은 지난 2021년과 2022년에도 사옥 이전을 추진했지만 지역 상인과 정치권 반발로 무산됐다. 이후 대전시와 중구청 차원에서 제시한 지원방안이나 인센티브는 전무했다. 반면 신사옥 임대인인 KB국민은행은 지난달 기업가형 소상공인(라이콘)이 지역 거점 브랜드로 성장하도록 67억원을 출연했다.
소진공은 대전충청지역본부는 계속 중구에 위치하는 만큼 지역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소진공 관계자는 “소진공 근무환경과 처우 개선은 코로나19에 이어 3고(고금리·고환율·고물가) 위기를 겪는 소상공인 미래를 좌우한다”면서 “소진공 출범 10주년을 맞아 더 커진 역할을 수행할 새로운 터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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