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등 선불전지급수단 충전가능액이 은행 상품에 따라 최대 6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금융거래법은 선불계좌 충전한도를 200만원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 충전 행위를 신용카드 대금결제와 같은 '결제'로 볼 것이냐, 계좌이체와 같은 '송금' 성격으로 볼 것이냐를 은행별로 달리 해석한 탓이다.
업계에 따르면 같은 한도제한계좌라도 은행에 따라 1일 충전 가능액은 3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크게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만원을 1일 선불충전 상한으로 둔 은행은 이를 사실상 송금으로 해석하고, 한도제한계좌의 계좌이체·ATM 출금한도인 30만원과 동일하게 제한을 둔 것이다.
한도제한계좌는 은행 고객이 비대면 발급 등으로 용도에 대한 증명을 완료하지 못했을 때 이체·출금에 제한을 두고 발급되는 계좌다. 보이스피싱이나 대포통장 등 악용을 방지할 목적으로 지난 2016년부터 도입됐다.
다만 관련 법령이 부재하다는 이유로 은행마다 한도제한 계좌를 푸는 방법이 달라 고객 불편이 적지 않았다. 한도제한을 해제하려면 은행에 따라 3개월~12개월 가량 급여이체 실적 또는 신용카드 대금결제 실적을 요구한다.
이 때문에 청년도약계좌를 가입했다가 만기가 도래한 고객 상당수는 은행에 돈이 묶여 애를 먹게 됐는데, 이때 빠르게 돈을 출금하는 방법으로 알려진 것이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플랫폼으로 하루 200만원씩 충전을 해 타 계좌로 송금하는 방식이다. 30일 연속 출금을 한다면 1달에 6000만원까지 출금이 가능한 셈이다.
한도계좌는 하루 송금·출금 가능액은 제한을 두지만 신용카드 대금결제나 공과금 이체, 정기예금과 적립식예금, 급여연금 그리고 각종 자동이체 등은 풀어두는 경우가 많다. 선불충전의 경우 은행에 따라 오픈뱅킹 망을 이용한 자동이체 프로세스로 진행되는 경우가 있어 최대 선불충전액인 200만원까지 출금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한편 이처럼 한도계좌에 대한 불편 민원이 지속 증가함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이를 기존 대비 상향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금유위원회의 개선요청에 따라 신한은행은 오는 5월부터 '금융거래 한도계좌1'의 거래 한도를 기존 30만원에서 100만원(창구 인출은 1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일괄 상향하기로 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