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차원의 바이오산업이 우리나라 정책 전면에 등장한 것은 약 25년 전인 1998년이다.
춘천시는 산업자원부로부터 '생물산업육성 시범도시'로 지정받으며 우리나라 최초 지역 바이오산업 시대를 개척했다.
2003년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제정 이후부터는 강원도가 바이오산업을 지역전략산업으로서 육성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해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지역 바이오 산업 육성은 더 탄력받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춘천시는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을 설립해 전문적인 지역 바이오산업 지원체계를 구축했다. 2009년 강원도와 춘천시를 중심으로 국내 유일 항체특화 연구소인 스크립스코리아항체연구원을 춘천에 설립함으로써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이후 평창에 서울대 시스템면역의학연구소가 설립되면서 강원특별자치도 내에서도 연구개발(R&D) 기반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춘천시를 중심으로한 바이오산업 성장세는 타 지역에서도 주목할만큼 뚜렷했다.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적 불황이 이어진 상황에서도 춘천시 소재 바이오기업은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1조3915억원까지 성장함에 따라 기초지자체 바이오산업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수출액은 2003년 4억원 규모에서 2023년 3834억원 규모로 958.5배 성장했다. 고용은 2003년 303명에서 지난해 기준 3168명으로 20년간 10.5배 성장했다.
춘천시를 필두로 한 강원특별자치도 바이오산업은 질적으로도 우수한 성과를 나타낸다.
2021년 기준 최근 10년간 강원특별자치도의 투자액 대비 매출 효율성은 4.46으로 전국 평균인 3.02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원특별자치도에 대한 바이오분야 투자액이 1000억원 대에서 답보상태인 것을 감안하면 높은 투자 효율성을 기록한 셈이다.
강원특별자치도에는 의약품 제조업종을 기준으로 유가증권, 코스닥, 코넥스 등에 상장한 기업이 10개 사가 위치한다. 경기도, 서울, 충북에 이어 4위이고 비수도권 지역 가운데에서는 충북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춘천은 바디텍메드, 유바이오로직스, 휴젤, 씨트리, 에이프릴바이오, 애드바이오텍, 메디안디노스틱 등 7개 기업이 상장 당시 춘천을 연고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명실공히 바이오산업 상장기업의 요람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김창혁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장은 “강원특별자치도 바이오산업의 성과가 주목받는 이유는 국가산업단지, 첨단의료복합단지, 대기업의 대형 투자 등이 없는 상태에서 내생적 발전을 통해 이룩해 낸 성과라는 점 때문”이라며 “정부 차원 대규모 공공투자가 진행되거나 대기업 대형 시설투자 없이 지역에서 창업한 기업의 성장·자립을 지원한 성과이기에 더 큰 의미가 갖는다”고 전했다.
한편, 강원특별자치도는 바이오산업 차별성을 갖추고 국내 4대 바이오 클러스터 반열에 오르기 위해 다양한 고도화 계획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2021년 강원특별자치도와 홍천군, 강원테크노파크 등은 홍천군에 국가항체클러스터 구축에 착수함으로써 중화항체 치료제 개발지원센터와 미래감염병 신속대응 연구센터를 갖춘 연구개발 다각화와 고도화를 추진한 바 있다.
김지선 기자 river@etnews.com
강원특별자치도가 바이오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육성한 지 20년 이상이 지났다. 지역 바이오기업이 가시적 성과를 도출하면서 춘천시, 홍천시를 비롯해 강원특별자치도 주요 사례가 주목받는다. 3회에 걸쳐 강원특별자치도가 추진해온 바이오 산업 주요 성과와 향후 계획 등을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