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옵틱스는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 중인 반도체 유리기판용 장비를 지난달 고객사에 공급한 데 이어 빠르면 연내 추가 수주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최용석 필옵틱스 상무는 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별관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고객사가 유리기판을 소규모로 생산하면서 생산능력을 늘리는 단계”라며 “장비 추가 발주는 1~2년 이내, 빠르면 올해 중에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필옵틱스는 반도체 유리기판용 글래스관통전극(TGV) 장비를 개발했다. TGV는 유리기판에 초정밀 구멍(홀)을 가공해 미세한 전극 통로를 만드는 기술이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기판 대비 신호 전달 속도가 빠르고 안정성이 높아 차세대 제품으로 부상하고 있는데, 상용화를 위해선 미세 홀을 가공하는 TGV 장비가 필수다.
회사는 지난달 TGV 장비를 출하하고 고객사 양산 라인에 공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 장비는 SKC 자회사인 앱솔릭스 쪽에 납품된 것으로 알려졌다. 앱솔릭스는 반도체 유리기판 상용화 선두 주자로 꼽히는 곳이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라 유리기판에 대한 수요가 반도체 업계에서 생겨나자 앱솔릭스 외에 삼성전기, LG이노텍, DNP, 이비덴 등도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필옵틱스는 장비에 대한 수요가 커져 추가 수주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 상무는 “필옵틱스가 공급한 유리기판 장비는 글로벌 패키징 업체를 비롯해 반도체 생태계에 있는 많은 고객사로부터 요청을 받고 있다”며 “올해까지는 매출이 미미하지만, 내년부터는 유리기판 장비를 포함한 반도체 설비가 필옵틱스 전체 매출의 20~30%를 차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필옵틱스 매출은 3001억원으로 반도체 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5% 미만이다. 반도체 장비 매출 비중이 최대 30%로 늘어나면 900억원 수준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회사는 반도체 유리기판에 대응하기 위해 2019년부터 장비를 개발했고, 2021년에 시제품을 공급하는 등 오랜 연구개발(R&D) 경험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TGV 가공 속도를 기존 제품 대비 10배 이상 끌어올리고, 정밀도도 개선했다고 덧붙였다.
최 상무는 “반도체 장비는 고부가가치라는 점에서 2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대한다”며 “유리기판용 장비 공급을 확대하면 중장기적으로 필옵틱스 이익률을 10% 이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필옵틱스는 지난해 영업이익률 3.4%를 기록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
이호길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