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와 노조와의 올해 임금·단체협상(임단협) 주요 의제로 임금인상과 정년연장 등이 오를 전망이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 조선3사(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미포), 한화오션 노조는 최근 사측에 올해 임단협 요구안을 전달했다.
HD현대 조선3사 노조는 △기본급 15만9800원 정액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정년연장·임금피크제 폐지 △공동교섭 개최 등의 내용이 담긴 공동요구안을 마련했다. 이들은 공동요구안 쟁취를 위해 함께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임단협 핵심은 임금인상과 정년연장이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만큼 그간 고통을 감내한 근로자들에게 보상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또 3~4년치 일감이 확보된 상태에서 올해 수주 호황까지 더해져 인력이 중요해졌다. 조선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현재 정년인 60세를 65세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65세는 국민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나이다.
HD현대의 조선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282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의 경우 연간목표 135억 달러의 73%를 잠정달성한 상태다.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온전히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그간의 손실을 감안하면 아직 완벽한 흑자기조로 들어섰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정년연장도 섣불리 결정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최근 동국제강이 정년을 62세로 늘리며 제조업계의 정년연장 논의에 불을 붙었다. 다만 정년연장에 대한 직접비용과 퇴직금 등 간접비용 등에 대한 부담이 크다. 또 젊은 층에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올 수 있다.
한화오션 노조도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 및 제도개선 △신입사원 채용 등의 내용이 담긴 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했다. 앞서 한화오션 노조가 '양도제한 조건부 주식(RSU)' 지급을 요구한만큼 임단협 테이블에 해당 사안이 오를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한화오션은 요구안을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난해 조선 3사 중 유일하게 영업손실(1965억원)을 기록한만큼 기본급 인상과 신규 인력 채용을 온전히 수용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현장직 노조가 출범했다. 지난해 하반기까지 금속노조 가입을 목표로 했지만 아직까지 가입을 하지 못했다. 이에 예년처럼 노동자 협의회를 통해 협상을 진행한다. 아직까지 삼성중공업 노동자 협의회는 사측에 요구안을 전달하지 않았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제 막 요구안을 전달받았고 이를 사측이 검토하는 단계다”면서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임단협 모드로 전환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임금을 올려왔다”며 “협상을 통해 조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조선사에는 굉장히 많은 근로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 이들과 정년연장에 대한 합의가 필요다”면서 “사회적인 합의도 필요한 부분이다. 기업이 나서기에는 어려운 부분이다”고 전했다.
아울러 “정년연장을 결정할 경우 청년 일자리 문제와 더불어 기업의 비용문제도 야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