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일 기업밸류업을 위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제정안 공개를 앞두고 한국거래소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대기업은 물론 중견, 중소·벤처기업, 외국계 증권사를 연이어 만나 의견 수렴에 한창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6일 코스닥 상장사 10개사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기업밸류업 프로그램에 중소·벤처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지난 4일 국내 대표기업 11개사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실시한 뒤 중견기업에 이어 이날 코스닥 상장사까지 만나 밸류업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알렸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스케일업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가 코스닥 상장 기업의 주요 성장 동력인 만큼 이러한 계획이 담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주주와 적극 소통하는 것이 밸류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상장사 스스로가 중·장기 관점에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각 기업에 적합한 계획을 수립해 공시하도록 하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삼는다. 현황 진단부터 목표 설정, 계획 수립과 이행 평가·소통을 기재해야 한다.
거래소는 그간 상장사들과 총 세 차례의 간담회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코스닥 상장사는 코스닥 특성을 고려해 다양한 성장성 지표를 활용하고, 목표 미달성에 따른 공시위반 우려 등 기업부담을 줄여달라고 주로 요구했다. 코스피 대표 기업은 이사회의 역할에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저평가된 중견기업이 재조명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는 의견 등을 들었다. 거래소 역시 다음달 발표할 가이드라인에 기업의 자율성 원칙을 최대한 담겠다는 방침이다.
한국거래소는 대·중견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벤처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지원하기 위해 공시책임자·담당자 대상 교육프로그램을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와 함께 마련한다. 중소기업 대상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영문번역 서비스 및 맞춤형 컨설팅도 제공할 계획이다.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 기업 가운데 우수·희망기업에게는 홍보지원을 위한 거래소·유관기관 공동IR을 개최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역 소재 기업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밸류업 프로그램을 적극 홍보하고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