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스텔란티스, 美 배터리 합작공장 11월 가동 추진

최윤호 삼성SDI 사장(왼쪽)과 마크 스튜어트 스텔란티스 북미 COO가 지난 2022년 합작법인 투자 계약 체결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SDI)
최윤호 삼성SDI 사장(왼쪽)과 마크 스튜어트 스텔란티스 북미 COO가 지난 2022년 합작법인 투자 계약 체결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SDI)

삼성SDI와 스텔란티스의 미국 배터리 합작 공장이 이르면 11월부터 가동될 전망이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조기 수령을 위해 가동 일정을 당초 목표보다 2개월 이상 앞당기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합작공장에서는 6세대 각형 배터리 P6를 생산할 예정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미국 스텔란티스 합작 1공장을 11월 초부터 본격 가동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이같은 계획을 협력사에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회사는 합작공장 조기 가동을 추진해왔는데,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졌다. 〈본지 1월 2일자 13면 참조〉

삼성SDI는 조기 가동을 위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협력사에 납기 단축을 요청하고 있다. 공장 가동 시기가 당겨진 만큼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소부장 반입 일정도 당기기 위해서다.

회사는 스텔란티스와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시에 연간 생산 능력이 33기가와트시(GWh) 규모인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구축한다고 발표하면서 가동 목표 시점은 2025년 1분기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가 협력사와 소통을 강화하면서 장비와 부품 조달에 문제가 없는 지 확인하고 있다”며 “빨라진 납기를 맞추기 어려워하는 업체들도 있지만, 삼성SDI 의지가 강한 만큼 대안을 마련해서라도 조기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연내에 IRA 보조금을 수령하기 위해 합작공장 생산 일정을 앞당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IRA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생산 및 판매한 배터리 셀과 모듈은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IRA 폐기를 언급하는 등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삼성SDI는 미국에서 운영 중인 배터리 공장이 없어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 SK온과 달리 보조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공장 조기 가동으로 IRA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삼성SDI는 시설에 일부 장비를 반입하는 등 라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합작 1공장은 각형 배터리 라인 4개로 구성되는데, 이중 2개 라인의 장비 검수가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2개 라인 구축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곳에서 양산하는 각형 배터리는 P6가 될 전망이다. P6는 5세대 각형 배터리인 P5 대비 에너지 밀도가 10% 이상 개선된 제품이다. 스텔란티스가 고용량 프리미엄 배터리인 P6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I는 지난 1분기부터 헝가리 공장에서 P6를 양산 중이다.

한편 삼성SDI 관계자는 “스텔란티스 합작공장 조기 가동과 관련해 확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삼성SDI P6 각형 배터리. (사진=삼성SDI)
삼성SDI P6 각형 배터리. (사진=삼성SDI)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