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 내 보험계열사 성적이 엇갈렸다. KB손해보험은 전반적으로 실적이 개선된 반면, KB라이프생명은 보장성보험 판매가 위축되며 이익체력이 악화된 모습이다.
29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올 1분기 KB손보 당기순이익은 2922억원으로 전년 동기(2538억원) 대비 15%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장기보장성 보험 원수보험료는 2조2069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1700억원 성장했다.
합병 2년차를 맞은 KB라이프는 올해 부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KB라이프 당기순이익은 1034억원으로 전년 동기(1241억원) 대비 16.7% 줄었다. 투자영업손익이 1197억원에서 633억원까지 47.1% 감소한 영향이다.
더욱이 KB손보와 반대로 보장성 보험 판매가 급감하면서 이익체력까지 악화된 것으로 관측된다. 1분기 KB라이프 보장성 보험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407억원으로 전년 동기(1131억원)보다 64%나 축소됐다.
신계약 APE는 새로 맺은 보험계약 보험료를 1년 단위로 환산한 것으로 보험사 영업력을 평가하는 지표중 하나다.
특히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인식되는 연금보험 신계약 APE가 크게 증가했다. 1분기 KB라이프 연금보험 신계약 APE는 1639억원으로 1개 분기만에 벌써 지난해 총량(1654억원)에 근접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IFRS17에서 예정이율을 적용할 경우 연금보험 상품 보험계약마진율은 1.9%다. 같은 기준으로 보장성 상품에선 종신보험이 4.0%, 건강보험은 18.8% 마진율을 기록했다. 연금보험은 마진이 낮은 만큼 수익에 대한 기여도 떨어진다.
KB라이프는 보장성 대신 연금보험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설정했다는 입장이다. KB라이프 관계자는 “올해 생보업계에 불었던 단기납 종신보험 환급률 경쟁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연금보험 경쟁력 강화가 보험영업수익 증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KB라이프가 위축된 보장성 영업을 연금보험 박리다매로 방어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신 국제회계기준(IFRS17) 전환 이후 KB손보를 포함한 대다수 보험사가 수익성이 좋은 보장성 보험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체질개선을 실시 중인데, KB라이프는 반대 행보를 걸었기 때문이다.
실제 KB손보는 보장성 확대를 바탕으로 보험계약마진(CSM)을 지난해말 8조5180억원에서 올 1분기 8조9030까지 확대했다. CSM은 IFRS17 내 주요 수익성 지표로 보험사의 미래이익을 나타낸다. 이번 실적 발표서 KB라이프 CSM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연금이 주력이 회사들은 신회계서 취약하다고 평가받고 있어 KB라이프 CSM 증가도 크지 않을 것”이라며 “같은 업권은 물론 손보사들과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보장성 확대가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손보업계는 연간매출(수입보험료) 118조5974억원을 기록해 역사상 처음으로 생보사(112조4075억원)를 앞질렀다. 생보사 주력 상품인 종신·저축성보험 성장세가 꺾인 영향으로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손보사(8조2626억원)가 생보(5조952억원)보다 약 3조원 앞섰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
KB손보, 1분기 순이익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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