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차기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황우여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를 지명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지 18일 만이다. 황 전 대표는 향후 열릴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끌 예정으로, 향후 비대위원을 어떻게 구성할지도 관심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29일 당선인 총회를 마친 뒤 “공정하게 전당대회를 관리할 수 있는 분, 당과 정치를 잘 아는 분, 당 대표로 신망 받을 수 있는 분 등 세 가지 기준을 두고 물색을 해 황 전 대표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판사 출신인 황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신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당대표를 지낸 원로 정치인이다. 15∼19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박근혜 정부 때는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역임했다. 2021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선거관리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윤 권한대행은 황 전 대표에게 지난 26일 비대위원장직을 요청했고, 이어 수락까지 받았다. 국민의힘은 조속히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임명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내달 3일 원내대표 선거 전까지 비대위원장 임명도 가능할 전망이다.
윤 권한대행은 “황 전 대표가 국회에서 떨어져 있었지만 과거 이준석 대표를 선출할 때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을 했고 당 상임고문으로서 늘 회의에 참석해 당에 애정을 갖고 자문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총회 직후 당선자들도 황 전 대표의 추대에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안철수 의원은 “무난한 인선이라고 생각한다”이라고 평가했고, 나경원 당선인도 “정치 경험이 많으신 분이니 잘 이끌어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황 전 대표는 새로운 당 지도부를 뽑을 전당대회 때까지만 비대위원장직을 맡아 당을 이끌게 된다. 전당대회는 이르면 오는 6월 중 열릴 예정이다.
향후 비대위원을 어떻게 구성할지도 정치권의 관심이다. 최형두 의원은 “비대위가 비상대책을 세워야 하는 만큼, 비대위원은 비상한 분들로 뽑자고 제안했다”며 “우리 당을 근본적으로 혁파할 수 있는 분들을 뽑아야 국민들이 국민의힘에 대해 새로운 기대를 갖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황 전 대표가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되자마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우려섞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황 전 대표는 훌륭한 인품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서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분이지만, 상당히 안타깝다”며 “지난 4.10 총선 패배 이후, 도대체 무엇을 깨달았으며 무엇을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라고 비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