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개선계획) 의결 여부에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채권단 이견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채권단의 공동관리절차를 점치는 분위기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안팎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옥석가리기'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오는 30일 금융채권자 협의회를 열고 태영건설의 기업개선계획을 의결한다. 기업개선계획에는 대주주 구주를 100대1로 감자하고, 대여금의 출자전환 및 영구채 전환 방안이 담겼다. 일부 채무에 대해서는 3년간 상환유예와 금리 인하 방안이 포함됐다. 지난 11일 예정했던 의결일을 한 차례 연기했다.
기업개선계획 직전 우리은행 등 일부 채권단이 태영건설의 모회사인 티와이홀딩스의 연대채무 유예 의사를 밝혔지만, 대부분 채권단에서는 태영건설의 신속한 워크아웃을 위해 채무 유예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워크아웃 개시와 마찬가지로 75% 이상 채권자 동의로 기업개선계획이 확정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일부 채권은행의 결정이 태영건설의 기업개선계획 의결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 관심은 다음 달로 예고된 금융당국 PF 정상화 방안이다. 정상화 방안에는 은행 및 보험업권이 PF 사업장에 신규 자금을 투입할 수 있도록 건전성 분류를 상향하고 투자 한도도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PF 사업성 평가 방식도 세분화해 경·공매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브릿지론 단계 사업장에 시중은행 자금을 투입해 재구조화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금융권에서는 정상화 계획 발표 안팎으로 부실 PF 사업장에 대한 대대적 정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는 만큼 당장 태영건설 하나에 일희일비할 때가 아니라는 반응이다. 특히 PF 경·공매 활성화에 따라 부동산 부실채권(NPL) 시장도 크게 넓어질 것이라는 관측까지 이어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태영건설의 PF사업장 처리 방안에도 브릿지론 단계의 사업장은 경·공매로 분류된 만큼 정상화 계획 역시 이에 준하는 방식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하위 건설사의 사업장부터 저축은행 채권이 문제”라고 말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