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유학생 제일 많다는 건 옛날이야기예요. 요즘에는 베트남 유학생이 가장 많습니다.” (서울지역 A대 관계자)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2023년 이민자체류실태및고용조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 대학 유학생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국가는 베트남(34.6%)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중국 29.9%, 기타 아시아가 28.2% 순이다. 몇 년 전만 해도 국내 대학 유학생 출신국으로 중국이 가장 많았다면 지금은 베트남 유학생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다.
베트남이 국내 대학의 교육 파트너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학이 베트남 주요 대학과 학생·학술 교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인적자원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 LG 등 한국 기업의 베트남 진출, 한국어 수요 증가, 한류열풍 등을 바탕으로 검증된 유학생을 유치하려는 국내 대학의 정책 방향과도 맞물린 결과다.
중앙대는 최근 베트남 하이퐁대와 학생·학술 교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이퐁대는 12개 단과대학 체제에서 30개 학사, 6개 석사, 2개 박사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 양 대학은 △학생 교류 △학술 교류 △교원 교류 △스타트업 분야 등 대학 뿐 아니라 지역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중앙대 관계자는 “베트남 학생들이 한국을 찾는 수요가 많아지면서 국내 대학 입장에서도 베트남과 교류해 학생 자원을 유치하는 등 함께 협업할 수 있는 기회가 넓어지는 것”이라며 “특히 대학 간 교류는 현지의 검증된 학생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강원대는 올해부터 시범적으로 중국, 우즈베키스탄, 베트남에서 'KNU 문화원'을 운영한다. 베트남은 한국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 한국 교육에 대한 수요, 한류열풍 붐 등을 고려했다. 강원대 국제교류과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한국 유학수요가 늘어나고, 한국 대학도 최근 베트남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강원대는 현지 거점 시설에서 예비학부를 운영해 한국어, 한국문화를 일정 기간 교육한 뒤, 검증된 학생을 한국으로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에 일부 대학에서 유학생을 무분별하게 유치하면서 발생했던 위험 요소를 낮추는 차원이다.
최근 강원대는 하노이 CMC대학·다이남대학과 '학술·연구 및 유학생 유치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이 관계자는 “유학생 유치는 일정 부분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작업으로 현지에서 대학 홍보 등을 하기 위해 현지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전파하는 교육·문화 기관인 세종학당도 아시아 국가 중에서 베트남이 가장 많다. 2023년 6월 기준 전 세계 85개국 248개소가 있으며, 아시아 지역 146개소 중 베트남에 23개소로 가장 많다.
박충식 세종학당 학당지원팀장은 “우리나라 기업이 베트남에 들어가면서 취업 수요도 많아졌고, 한류의 인기도 높아지면서 학습자 수가 늘어난 결과”라며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현지 한국 기업에 취업하거나 한국으로 유학을 오는 학생들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