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ELS 손실 사태로 금융지주 당기순이익이 대부분 하향세지만, 관련 주가는 오히려 상승 기대감이 실리고 있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실적이 크게 개선된데다 밸류업 정책 수혜를 받으며 장기적으로 우상향 할 것이란 전망이다.
30일 증권가에 따르면 신한, KB금융, 하나, 우리 등 금융지주 주가는 지난 주말 1분기 실적발표 이후 상승세다. 1분기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한 신한금융 주가 실적발표 이후 4만5000원대를 넘어 4만6000원 대에서 횡보 중이다. KB금융 역시 실적발표를 기점으로 상승세를 기록하며 30일 현재 7만6000원대로 52주 최고가(7만8600원)에 근접해가고 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역시 지난 주 실적발표 이후 주가가 우상향 중이다.
증권가는 이들 주요 금융지주 실적이 사실상 '역대 최대'라는데 주목한다. ELS사태로 대규모 충당금을 쌓으며 당기순이익이 급감했지만, 그 내용을 뜯어보면 오히려 성장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 1분기 KB금융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1% 증가한 2조3554억원, 신한금융은 17.8% 늘어난 2조682억원을 기록하는 등 10% 이상 성장했다.
2분기에도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기홍 신한은행 부행장(CFO)은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순이자마진(NIM)이 0.02%p 상승했다”면서 “(하반기에도) 마진 관리는 잘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종민 KB국민은행 부행장 역시 “기준금리 인하가 기존 전망 대비 늦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올해 은행 NIM 향후 하락 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일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이 나오는 것도 금융주에는 호재다. 금융주는 대표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으로 1분기 밸류업 정책 발표 당시에도 주가가 오르며 수혜를 받았다. 정부는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에서 밸류업 가이드라인 제정안을 공개한다.
각 금융지주가 1분기 보통주 자본비율(CET1)에서 선방한 것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보통주 자본비율은 금융지주들이 주주환원 주요 기준으로 삼는 지표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적극 배당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보통주 자본비율은 지난해 1분기 말 13.7%에서 지난해 말 13.6%, 올해 1분기 말 13.4%로 하락했다. 하지만, 5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1분기 8000억원이 넘는 ELS 손해배상 충당금을 쌓은 것을 감안하면 선방을 넘어 선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금융지주 보통주 자본비율은 지난해 1분기 12.7%에서 올해 1분기 13.1%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지주도 12.8%에서 12.9%로 상승했고 우리금융지주는 12.1%에서 12.0%로 소폭 감소에 그쳤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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