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정체된 배달시장, '구독'으로 소비자 사로잡을까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배달앱 3사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추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3사가 무료배달에 이어 구독경쟁까지 벌이면서 향후 판세에 관심이 쏠린다. 배달의민족이 시장을 과반 넘게 점유하면서 독주 구도를 이어왔지만 이 같은 흐름이 흔들릴 수 있다. 배달 3사가 구독 경쟁까지 이어온 데에는 정체된 배달시장이 근저에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달 앱 3사가 강력한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체감되는 혜택을 제공하는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

1일 모바일인덱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배달의민족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2185만9179명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쿠팡이츠(625만8426명), 요기요(570만9473명) 순으로 나타났다. 배민의 MAU에서 압도적으로 앞서나가는 가운데 쿠팡이츠가 명확한 2위 자리를 확보했다.

지난해 3월에는 배민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지만 요기요의 MAU가 736만4036명으로 쿠팡이츠(319만9547명)를 압도했다. 하지만 불과 1년 사이 쿠팡이츠가 요기요를 제치는 상황까지 나타난 것이다. 이는 쿠팡이츠의 모바일 앱의 활성 사용자 수만 감안한 수치다. 실제 쿠팡 앱에서 쿠팡이츠를 활용한 사용자까지 합하면 격차는 더 벌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배달업계는 3사가 무료배달에서 구독 경쟁으로 전환하면서 멤버십의 혜택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한다. 이 점에서 쿠팡의 와우 멤버십을 등에 업은 쿠팡이츠가 강력한 경쟁력을 갖췄다. 와우 멤버십은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 로켓직구, 쿠팡플레이와 함께 음식배달 서비스인 쿠팡이츠의 할인 혜택까지 제공한다.

반면 배민이 준비하는 '배민클럽'이나 요기요의 '요기패스X' 같은 경우는 배달 혜택을 주력으로 신사업으로 밀고 있는 커머스 혜택을 추가하는 형태다. 본격적인 구독 경쟁으로 치달을 때에는 쿠팡이츠가 유리하다.

배달
배달

무료배달과 구독 경쟁이 마케팅으로 그치는 것보다는 고객 혜택의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달시장 성장이 정체됐다는 점은 배달 3사의 공통 고민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26조4326억원으로 1년 전(26조5940억원)보다 0.6% 줄었다. 온라인 음식 서비스는 앱으로 주문해 배달받는 음식으로, 2017년 배달 음식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거래액이 감소했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배달 3사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를 합산한 결과 3382만7078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3194만4960명) 보다는 약 5.9% 증가했지만, 지난해 12월(3454만1820명)과 지난 1월(3434만3617명)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배달 3사는 지난 3월 무료배달 프로모션을 내세우면서 화려한 마케팅을 벌였지만, 실상으로는 기존의 할인혜택과 별반 차이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표적으로 쿠팡이츠의 '무제한 무료배달'도 묶음배달에만 혜택이 적용된다. 음식 객단가가 3만원 이상일 경우에는 기존의 10% 할인 혜택이 유리하다. 3사 모두 무료배달에도 일부 프랜차이즈의 배달비는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구독 멤버십 또한 소비자 체감혜택이 적다면 고객이 이탈할 수 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