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챗봇을 넘어 기차표를 예매하고 레스토랑을 예약해주는 'AI 에이전트 시대'가 열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눈과 손이 달린 것처럼 고도화된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일명 'AI 비서'를 표방하는 서비스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사람이 직접 프롬프트를 입력하는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AI 챗봇과 달리 AI 에이전트는 자율성을 바탕으로 스스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답변을 생성하는 데서 한 단계 나아가 AI 에이전트는 필요할 때는 직접 여러 개 응용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호출, 도구를 활용해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정과 동선을 파악해 기차나 항공권을 예약하거나 재고를 파악해 가격 비교 등을 통해 필요한 제품을 구매하는 간단한 작업을 할 수 있다.
메타(옛 페이스북)는 얼마 전 LLM '라마 3' 초기버전을 공개하면서 AI 에이전트 '메타 AI'를 자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메신저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메타 AI는 '가장 지능화된 AI 에이전트'를 표방하며, 소셜미디어에서 사용자와 능동적으로 대화를 이끌거나 정보를 제공한다.
챗GPT 개발사 오픈AI도 AI 에이전트 개발에 매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올해 초 자사 대화형 AI서비스 '클로바X'에 컬리, 원티드, 트리플과 '스킬(Skill)' 연동을 시작했다. 클로바X 대화창을 통한 답변에서 필요한 상품 구매나 채용, 여행 정보 확인 이후 해당 앱으로 간단히 이동해 숙소 및 투어 예약까지 가능하다. 네이버는 향후 시스템과 연계해 더욱 복잡한 과업도 수행할 수 있도록 발전시킬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자체 AI 기술 '익시' 등을 기반으로 개발돤 '챗 에이전트' 4종을 선보였다. 서비스 및 장애 상담, AI 상품 추천을 비롯해 고객 서비스에 적용했다. 아울러 내부에도 AI 에이전트 기술을 이미 적용해 스포츠 콘텐츠 영상 하이라이트 편집 등 업무를 효율화하기도 했다.
AI 기업 그리드원도 지난 달 AI 에이전트 '고두'를 공개했다. 멀티 LLM에 비정형 데이터, 다년간 자동화솔루션 노하우를 결합해 '눈과 손이 달린 GPT'를 표방했다.
사용자가 AI 에이전트에게 채팅창을 통해 '캘린더 참고해서 부산행 기차 예매해줘'라고 요청하면, 일정이 끝나는 시간을 체크하고 가까운 역까지 이동거리를 지도에서 계산해 최적 시간의 티켓을 직접 예매하고 결과를 메신저로 보내준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AI 에이전트가 3~5년 내 주요 서비스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측했다. 생성형 AI 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고 분야별 전문지식과 데이터가 반영되면서 보다 정확하게 인간을 모방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AI 에이전트가 확산되기 위해선 산업·기업별로 정확한 데이터 제공과 개발·이용 가이드 수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AI가 비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선 개인정보 제공이나 잘못된 정보 생성 등의 위험성을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용상 한국열린사이버대 인공지능융합학과 교수는 “AI 에이전트는 생각하는 AI로 가는 초기 단계로, AGI 시대를 앞당기는 촉매제”라고 말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