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군불을 지폈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속속 공개되는 가운데서도 시장은 잠잠하다. 정작 기업이 기대했던 세제혜택 등 뚜렷한 인센티브는 나오지 않고 있어서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2일 역시 큰 틀의 방향성만 확인할 수 있었을 뿐 추가 인센티브는 내놓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이날 역시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가 미흡하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구체적 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전체적인 방향성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민우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일본의 경우에도 도쿄 거래소가 관련 지수 개발한 것 외에는 혜택이 없다”면서 “우리나라는 부총리가 나서 여러 다양한 인센티브를 이야기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밸류업 공시를 통한 대중과 경영진의 신뢰 형성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더욱 중요한 문제라는게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밸류업 공시 세부 내역에 △모자회사 중복상장 △지배주주 등의 비상장 개인회사 보유 같은 비재무지표 사실 관계를 설명하게 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밸류업 경영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는 우수 사례를 알리는 데 집중하는 등 당장의 인센티브보다도 경영 문화를 바꾸는 것을 최우선에 둔다는 입장이다.
당초 금융당국이 예고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에 따른 후속 조치는 연중 지속 추진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른 시일 내에 배당·자사주소각 등 주주환원 증가액의 일정부분에 대한 법인세 부담 완화, 배당확대기업 주주의 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등이 담긴 세제 지원 방안을 발표하는 것이 목표다.
또 이달 중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최종안을 도출, 밸류업 공시를 개시한다. 관련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홈페이지와 투자 지표도 제공할 예정이다. 오는 9월에는 기업가치 성장이 예상되는 상장기업으로 구성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발표하고 12월 이전 지수 연계 상장지수펀드(ETF) 등 금융상품을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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