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라인야후 지분 재조정...“글로벌사업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

〈자료 라인야후〉
〈자료 라인야후〉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라인야후 지분 재조정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네이버는 보안 강화를 포함한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하면서도, 지분 매각 등 핵심 사항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인망가 등 다른 현지 사업도 진행하는 네이버는 글로벌 사업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계획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소프트뱅크와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 후 관련 사안에 대해 실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는 '해킹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보안 강화'와 '네이버와 자본관계 재검토'로 나뉜다. 양 사안을 두고 실무진 차원에서 소프트뱅크와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

네이버는 내부적으로 라인야후 지분 매각 여부에 대해 결정하지 않았다. 라인야후의 모회사격인 A홀딩스 지분을 현재대로 유지할지, 매각한다면 어떤 조건을 내걸지 등 선택지를 놓고 검토한다.

네이버가 A홀딩스 지분을 소프트뱅크와 정확하게 50%씩 나눈 상황에서 지분 매각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지분을 0.1%라도 매각한다면 소프트뱅크에게 경영권을 넘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일본에서 네이버웹툰의 일본어 서비스인 '라인망가', 네이버제트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사업이 최근들어 흥행하고 있다. 이런 점까지 글로벌 전략 차원에서 과감하게 지분 매각을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도 업계에서 나온다.

네이버는 대외적으로 “글로벌 전략 방향에 맞춰 결정하겠다”는 의견 외에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오는 3일 열릴 '2024년 1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 질의응답 과정에서 최수연 대표가 라인야후 관련 사안에 대해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크다. 지분 매각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는 원론적인 입장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일본 총무성의 라인야후 행정지도에 대해 우리 정부와 소통하지만 뚜렷하게 구제 요청은 하지 않고 있다. 우리 정부도 기본적으로 네이버의 판단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네이버가 기존 계약관계를 변경하고 싶지 않다면 논의가 상당히 길어질 것”이라면서 “정부가 네이버 입장을 우선 듣고 필요하다면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