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규제개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숨은 규제 발굴을 추진한다. 미국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와 협력관계를 맺고 유럽연합(EU) 디지털시장법(DMA) 등 글로벌 플랫폼 이슈에 공동 대응한다. 22대 국회 개원과 함께 국내 플랫폼 규제에 대해 산업계 의견을 전달한다.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은 “규제개혁 TF를 협회 내에 만들기 위해 현재 준비 중”이라면서 “사업자들이 어려워하는 규제들이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에 많이 반영돼 있는데, 정부의 규제개혁위원회와 소통해 껄끄러운 기존 규제를 없애겠다”라고 말했다.
인기협은 주요 회원사와 함께 TF를 구성할 계획이다. 법률 자문 전문가도 TF에 포함해 기업의 실무단에서 체감하는 숨은 규제를 찾아낸다. 발굴한 규제는 규제개혁위원회에 전달해 완화하도록 협의한다. 박 회장은 “정부에서 시행하는 규제 샌드박스 등과 병행해 의욕적으로 규제를 개혁해보겠다”라고 강조했다.
인기협은 EU의 DMA 등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공조도 강화한다. 미국 CCIA와 업무협약을 맺고 글로벌 디지털 현안에 대해 공동 대응할 계획이다. CCIA는 구글, 메타, 애플 등 미국의 빅테크 기업을 회원사로 둔 미국의 비영리단체로 1972년 출범했다.
지난 3월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에 대해 성명서를 내는 등 미국 플랫폼 기업 목소리를 대변하는 대표 단체로 꼽힌다. 인기협은 지난 4월 미국정보기술산업협회(ITI)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미국 대표 민간단체와 협업하면서 글로벌 플랫폼 이슈에 대응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유럽의 강한 (플랫폼) 규제에 대해 미국 협회와 같이 공조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미국 외에도 인도 등 다른 나라와 협력도 모색하겠다”라고 밝혔다.
인기협은 올해 새 국회 출범에 맞춰 산업계 의견도 정돈해 전달한다. 특히 최근 플랫폼 규제를 둘러싼 입법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고 보고 '무작위 입법'을 막기 위해 국회 출범 초기부터 현안에 집중한다. 인기협이 최근 발간한 '2023년 인터넷산업규제백서'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지난해 인터넷산업 규제 입법에 대해 100점 만점 중 20점으로 평가했다.
박 회장은 “올해 더 강한 플랫폼 법안들이 발의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 법안을 막는데 집중할 예정”이라면서 “(22대 국회는) 산업 정책 면에서 발의하려는 규제가 필요한 지 면밀히 살펴보고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기업협회는 우리나라 대표 ICT 단체로 2000년 설립됐다. 우리나라 ICT 산업 경쟁 기반 등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박 회장은 2021년 3월 인터넷기업협회장으로 선출됐다.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이 통과되는데 목소리를 낸 것이 대표 성과다. 현 정부의 자율규제 방향을 이끌어내기 위해 정부 당국과 산업계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