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와 해외를 불문하고 대중가요의 역사에는 시대를 풍미한 남성 4인조 보컬그룹이 종종 등장해 왔다.
미국의 경우 뉴잭스윙의 아버지라 불리는 테디 라일리(Teddy Riley)를 중심으로 천시 한니발(Chauncey Hannibal), 레비 리틀(Levi Little), 조셉 스톤스트리트(Joseph Stonestreet)가 모여 결성한 블랙스트리트(Blackstreet)가 대표적이고, 국내 가요계에서는 2AM(이창민, 임슬옹, 조권, 정진운)과 노을(이상곤, 전우성, 나성호, 강균성)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2024년, 그 명맥을 이을 또한 팀의 4인조 남자 보컬그룹이 탄생했다. 바로 Mnet 보컬그룹 서바이벌 '빌드업'에서 우승을 차지한 빛새온, 승훈, 제이창, 김민서의 B.D.U가 그 주인공이다.
아이돌계에서 내로라하는 보컬들과의 경쟁을 뚫고 우승을 차지한 B.D.U이니만큼, 그 실력은 이미 의심의 여지가 없고, 이들은 이제 온전히 자신들의 곡으로 채워 낼 데뷔 앨범의 발표만을 앞둔 상황이다.
우승의 영광과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자신들의 음악으로 돌아올 순간을 위해 다시 뜨거운 땀을 흘리고 있는 B.D.U 멤버들과 만나 ‘빌드업’의 뒷이야기와 새 앨범, 공연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하 B.D.U 멤버들과 일문일답.
Q. ‘빌드업’이 끝나고 어떻게 지내고 있었나요?
승훈: 공식 스케줄을 시작하고 있어요. 프로필 촬영도 하고 다양한 곡도 받고 있고…. 이제 B.D.U로 정식 데뷔해야 하니까 이걸 목표로 준비 중이에요. 아직 정확한 날짜가 정해진 건 아니지만, 6월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Q. ‘빌드업’이 종영한 지 조금 지났지만, 우승의 기쁨은 아직 남아 있을 거로 생각해요. 잠깐 소감을 말해 줄 수 있나요?
김민서: 저는 원래 프로그램 시작할 때 우승할 거라고 전혀 예상 못 했어요. 우승을 하고 나서도 잘 믿기지 않았죠. 우승할 때도 신기했는데, 지금도 꿈같고 신기한 기분이에요.
빛새온: 일단 너무 감사해요. ‘빌드업’도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니까 모두가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많은 팬이 우리를 응원해줘서 우승까지 하게 됐다는 것을 생각하면 감사할 따름이죠. 응원해 준 팬에게 보답하겠다는 마음으로 앨범을 준비 중이에요.
제이창: 저는 ‘빌드업’에 나가서 저를 증명하고 싶었어요. 다행히 선배들에게 인정도 받고 팬도 생기면서 우승까지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해요. 응원해준 팬에게 성장하는 B.D.U의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승훈: 저희가 노력한 것도 있지만, 팬들 덕에 만들어진 그룹이라고 생각해요. 팬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그룹이 되겠습니다.
Q. 아무래도 지금 팬이 가장 궁금해하는 건 B.D.U의 데뷔 앨범이 아닐까 싶어요. 어떤 앨범이 될 건지 살짝 알려줄 수 있나요?
빛새온: 일단은 상반기에 나오려고 준비 중이긴 한데, 정확하게 어떤 스타일인지는 아직 말씀드리기 어려워요. 그래도 우리가 보컬 그룹이니까 보컬 쪽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곡을 하려고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그렇다고 무조건 보컬만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곡의 느낌에 따라서 퍼포먼스가 들어가야 하는 곡이라면 퍼포먼스도 고려하고 있어요.
승훈: 개인적으로는 비투비 선배님같이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노래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괜찮아요’ 같은 곡을 해보고 싶어요.
빛새온: ‘빌드업’을 통해서 B.D.U라는 팀이 다양한 것이 다 가능한 팀이라는 걸 보여 드렸는데, 우리가 원래 잘하는 팝적인 음악과 새로운 모습을 다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제이창: 저는 개인적으로 조금 센 콘셉트를 해보고 싶어요. 엄청 센 보컬요. 그나마 ‘Flower’(플라워) 무대가 조금 비슷한 느낌이긴 한데, 이제까지 완전히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 같아요. 앞으로 그런 모습도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아버지가 원래 록밴드 드러머였어요. 그래서 저도 자연스럽게 그런 음악을 많이 들었고요. 저도 록 보컬을 못 하지 않고요.
김민서: 저도 팝적인 걸 많이 하고 싶어요.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팝, 관객들과 함께할 수 있는 그런 콘서트에 어울리는 곡을 부르고 싶어요.
Q. 듣고 보니까 네 분이 선호하는 스타일이 은근히 다른 것 같아요. 다들 호흡은 잘 맞는 거죠?
빛새온: ‘빌드업’을 할 때부터 불화는 없었어요. (웃음)
승훈: 사실 ‘의견 충돌이 있지 않을까?’라는 예상도 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네 명이 원하고 추구하는 음악도 잘 어울렸고 호흡도 잘 맞았어요. 즐겁게 했어요.
빛새온: 네 명에서 더 많아지면 어려워졌을 것 같기도 해요. 4인조를 한 이유가 뭔지 알 것 같더라고요. 조화롭고 딱 맞는 것 같아요. (웃음)
Q. 요즘 팬이 많이 늘어난 건 체감하나요?
승훈: 새로운 팬이 많이 보여서 뿌듯했어요. 팬들과 소통하다 보면 ‘빌드업’ 보고 입덕했다는 말을 많이 해서 기분이 좋았죠.
김민서: 저는 개인 연습생 신분으로 참가해서 제로에서 시작한 거잖아요. 처음엔 팬이 아예 없었어요. (웃음) 그런데 많은 분이 좋아해 주고 응원해 주는 걸 보면서,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이 많이 생겼구나’라는 생각에 많이 신기했던 것 같아요. 원래 개인 SNS 팔로워가 200명이었는데 지금은 1만 6000명까지 늘었어요. (웃음)
Q. 사실 ‘빌드업’ 당시 팀명이었던 ‘훈민제빛’으로 기억하는 팬들도 많은 것 같아요. 팀명이 바뀐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이창: ‘빌드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팀명은 확정이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예전 이름으로 기억해 주는 분들이 많아요.
승훈: 아직 B.D.U보다 훈민제빛으로 알고 계신 분이 많더라고요. (웃음)
빛새온: 훈민제빛은 ‘빌드업’ 메인 작가님이 지어준 건데, 사실 저희는 멋있는 영어 이름으로 짓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작가님이 원치 않더라고요. (웃음)
Q. 문득 궁금한데, B.D.U 멤버들은 살면서 이전에도 우승이나 1위를 한 경험이 있나요?
멤버 전원: 아니요. 우승은 생전 처음이에요.
승훈: 서바이벌 프로그램 우승이란 걸 언제 경험했겠어요? 그래서 가족들이 저보다 더 좋아했던 것 같아요.
빛새온: 다들 ‘인생에서 첫 1등’을 경험했어요. 그래서 이번에 더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엄밀히 따져 승훈은 CIX로 활동 당시 음악방송 1위를 한 경험이 있다. 이에 ‘서바이벌 오디션 우승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제이창: 인생에서 손에 꼽게 기쁜 순간이었죠.
Q. 우승 상금은 어떻게 쓸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네요.
멤버 전원: 일단 상금이 1억 원인데, N 분의 1을 하겠죠?
승훈: 우승을 처음 해서 얻은 의미 있는 돈이라 다들 잘 안 쓰려고 하는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금을 살 생각이에요. (웃음)
김민서: 저도 소소하게 옷이나 전자기기를 사고 나머지는 저축하려고 해요.
제이창: 적금을 들 생각이에요.
빛새온: 저는 감사했던 분들에게 작게나마 보답의 선물을 사고 그 나머지를 저축하려고 해요.
Q. 그런데 B.D.U는 신인 그룹인가요? 혹시 올해 연말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을 자격이 되나요?
승훈: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일단 B.D.U가 신인그룹은 맞으니까 가능하지 않을까요? (웃음) 꼭 신인상이 아니더라도 연말에 다양한 시상식도 있고 축하 공연도 있으니까, 많이 참석해서 바쁘게 지내고 싶어요.
빛새온: 우리가 보컬 그룹이고, 노래에 자신 있어서 시상식뿐만 아니라 큰 공연장에서 단독 콘서트도 하고 해외투어도 하고 싶고 그런 마음이에요.
Q. 그럼, 질문을 바꿔보죠. B.D.U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요?
제이창: 어렸을 때 제가 좋아하는 가수들 보면서 저도 가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웠는데, B.D.U도 그런 영향력을 발휘하는 그룹이 됐으면 좋겠어요.
저는 아버지 덕분에 자라면서 록음악만 들었는데, K팝을 보고 처음으로 가수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샘킴, 김재환, 박효신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아버지도 제가 음악 하는 것을 행복해하고요. 저도 누군가의 꿈이 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김민서: 저는 콘서트 꽉 채워보고 싶어요. 일단, 지금 K-CON 출연이 예정돼 있는데 정말 기대하고 있어요. 아직 많은 무대를 서 본 적이 없어서 여러 무대를 서고 싶어요.
빛새온: 내년에는 가능하다면 ‘올해의 가수상’을 받고 싶어요. (웃음) 그러려면 발에 피가 나도록 열심히 뛰어야겠지만, (그런 거창한 목표가 있으면) 열심히 하는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아요.
김민서: ‘빌드업’도 우리가 우승할 거라고 예상을 못 했는데 결국 했잖아요? 불가능은 없는 법입니다!
Q. 끝으로 팬에게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려요!
승훈: 일단 B.D.U의 노래를 얼른 들려주고 싶네요. 기다려준 만큼 멋있는, 자부심 가질 수 있는 앨범으로 돌아올 테니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제이창: ‘빌드업’을 보지 않았던 분들에게도 우리 B.D.U가 왜 우승했는지 알려드리고 싶어요.
빛새온: 지금 이렇게 인터뷰할 수 있는 것부터가 팬들이 응원해 준 덕분에, ‘빌드업’에서 우승해서잖아요. 정말 팬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우리를 응원하고 뽑아준 만큼 기대에 부응하는 그룹이 되겠습니다!
김민서: 파이널 무대를 할 때 많은 분에게 투표 꼭 해 달라고 연락을 돌렸거든요. 당시에 정말 간절했어요. (웃음) 부탁했던 가족과 친구, 지인은 물론이고, 그들이 다시 주변에 알려준 덕분에 저를 전혀 모르는 분들도 투표를 많이 해줘서 많이 해줬다고 들었어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그분들에게 꼭 식사라도 한번 대접해 드리고 싶어요. 앞으로 활동 열심히 하겠습니다!
전자신문인터넷 최현정 기자 (laugardag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