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의대 늘고·수시 비율 최대치…상위권 이공계 학과도 흔들린다

입시전문가들 “수능 최저등급 충족 변수·내신 중요성 높아져”
2024년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열린 3월 28일 서울 강남구 개포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년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열린 3월 28일 서울 강남구 개포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 고2 학생들이 치르게 될 2026학년도 대입에 큰 변화가 예고됐다.

의대 정원은 2000명 규모로 늘어나고 수시 선발 비율은 80%에 달할 예정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6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을 발표했다.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의대 정원 증원이다. 2025학년도부터 2000명 증원될 계획이었던 의대 정원은 한시적으로 1590명 늘어날 전망이지만 2026학년도부터는 원래 계획된 증원안의 100%가 반영된다.

김원중 강남대성 입시전략실장은 2026학년도 의대 입시에서 수능 최저등급 충족 여부가 의대 지원의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 분석했다. 김 실장은 “의대 정원이 늘어나면 비슷한 내신 등급을 가진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는데 의대에서는 수능 최저등급이 매우 중요하다”며 “지원자가 몰리면서 수능 최저등급을 만족하지 못해 탈락하는 경우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시 선발 비율도 주요 변수 중 하나다. 2026학년도 전국 일반대 수시 모집인원은 2025학년도보다 4245명 늘어난 34만5179명이다. 수시 선발 비율은 79.9%로 2015학년도 이후 최고 비율이다. 수도권 수시 선발 비율도 65.4%로 2022학년도 이래 최근 5년간 최고치다. 수시모집의 85.9%는 학생부위주 전형으로 선발한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학교 내신에 대한 등급 중요도가 높아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시 비중이 높아진 반면, 여러 가지 서류 전형이 빠진 상황이라 고2에서 고3 1학기까지는 학교 내신 등급 관리를 철저히 해야한다”며 “최근 5년간 수도권 대학의 수시 비중이 가장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내신 뿐 아니라, 수능 고득점 학생도 대거 뽑힐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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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으로 2026학년도 대입에서 이공계 학생 이탈은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종로학원은 2025학년도 수능 기준으로 SKY대(서울대·고려대·연세대) 이공계 합격생의 67.7%가 의대 진학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2026학년도는 78.5%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산했다. 과학고, 영재고 학생의 지속적인 의대 지원을 선행지표 중 하나로 봤다.

임 대표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이 특정되면 이 규모는 SKY대 중 한 개 대학 이공계 정원이 빠지는 수준”이라며 “현재 추세대로면 2026학년도에는 의대 정원이 더 늘어나 이공계 재학생이 계속해서 재수나 반수로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원중 실장은 “SKY대 이공계 라인이 충분히 의대를 노릴 수 있는 정원 규모로 확대되기 때문에 연쇄적으로 각 점수대에서 의대로 넘어가고 싶어할 욕구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최상위 대학의 이공계 학과 합격선도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의대를 비롯한 최상위권 이공계 학과는 최상위 점수를 가진 학생이 모여있어 크게 체감할 정도의 등급 하락은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