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선택적 약물 전달 기술은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어 큰 기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현존 기술로는 간, 비장, 폐와 같이 대식세포가 활발한 장기에만 약물 전달이 가능하고 콩팥, 심장, 뇌와 같은 장기로의 약물 전달은 도전적인 과제로 알려져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전상용, 이희승 생명과학과 교수팀이 체내에서 여러 생물학적 상호작용에 관여하는 당질 층을 모방한 인공 탄수화물 나노입자(GlyNP) 수십 종을 합성해 다양한 장기로의 특이적 약물 전달과 치료를 가능케 하는 나노의약 개발에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은 다섯 가지의 단당류 단위체를 기반으로 한 조합적인 패턴을 구현해 GlyNP 라이브러리 수십 종을 합성했고, 이를 직접 동물 체내에서 선택성을 평가해 간, 신장, 비장, 폐, 심장, 뇌에 대해 차별화된 선택성을 가지는 GlyNP 후보군을 선별했다.
특히 간, 신장, 비장에 선택성을 가지는 GlyNP 후보군은 해당 장기 내에서 각각 간세포, 신장 상피세포, 대식 세포를 표적하는 것을 확인했다.
궁극적으로 각 장기 선택적인 GlyNP 후보군을 사용하면 해당 장기에 생긴 질병을 더욱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장기별 맞춤형 치료 가능성을 보였다.
전상용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장기 및 세포 선택적인 약물전달시스템을 이용하면 독성을 낮추고 효능을 크게 올릴 수 있어 기존에 가능하지 않았던 장기별 질병 치료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고, 또한 뇌나 심장과 같이 표적 약물 전달이 어려운 장기들로 기술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현 KAIST 생명과학과 박사과정 및 황창희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재료공학 분야 최정상급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3월 15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고 속 표지논문 및 화제의 논문으로 선정됐다.
또 해당 주제는 제30회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 생명공학&생명과학 분야에서 은상을 수상하며 장기별 맞춤형 치료의 새로운 전략을 제시한 성과로 인정받았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리더연구사업(종양/염증 미세환경 표적 및 감응형 정밀 바이오-나노메디신 연구단) 및 선도연구센터사업(멀티스케일 카이랄 구조체 연구센터, CMCA)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