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부터 대화형 인공지능(AI) 챗 GPT에 최소 1000번 이상의 코딩 개발 질문을 던지며 코드 한 줄 한 줄을 계속 짰습니다. SW 문외한으로서 능력의 한계를 느꼈지만 지적 행정 분야에서 그동안 피부로 느껴온 업무 비효율성을 고쳐보자는 의지만으로 우직하게 밀고 나갔습니다. 드디어 3차원(D) 정사 영상에 현실 지형과 같은 지적선을 표시해 경사면의 높낮이를 쉽게 파악하는 SW를 세상에 처음 내놓게 됐습니다.”
충남 천안시에 근무하는 비 IT전문직 공무원이 지적 행정 분야에서 업무 생산성과 민원 편의성을 혁신적으로 높여주는 응용 SW를 독자 개발해 화제다. 3D 지리 공간 개방형 플랫폼 '세슘(Cesium)' 등 오픈소스를 활용해 고해상도(2㎝급) 입체영상의 지적선을 시각화하는 '입체 지적선 SW'를 국내 최초로 선보여 눈길을 모은다.
그 주인공은 이상열 주무관(스마트정보과)이다. 그는 “세상에 제가 필요한 응용 프로그램이 없어서 만든 것이다. 그리고 국내외 IT 기업이 한낱 개인의 개발 요구 사항에 귀 기울여 주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3D 지적 영상에선 지형 경사면(높낮이)이 경계 설정의 기준점이기 때문에 지적선을 유용하게 구현하는 SW 기능이 꼭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 주무관은 “지적 재조사, 지적확정측량, 하천 조사 등 토지 측량을 위해 하루 업무 일정의 절반 이상을 현장에서 보내야 하는 등 공공행정 분야에서 대중화된 지적 영상의 활용성 한계치를 몸으로 느껴왔다”면서 응용SW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스티브 잡스의 명언 '새로운 것을 갈망하라, 어리석다 할 정도로(Stay hungry, Stay foolish)'를 그의 말에서 떠올리게 한다.
그는 특히, 드론 항공촬영으로 지적도가 평면 영상에서 입체영상으로 전환하고 있지만 도로와 건물, 건물과 건물 등 경계 지면의 경사면에 대한 높낮이 지형정보를 전혀 알 수가 없어 현장 측량을 매번 실시하는 번거로움과 시간 낭비의 단점을 안고 있었다고 지적한다.
이 주무관은 “입체 지적 영상에 측량한 높낮이 지형정보를 반영해 현장과 같은 지적선을 가상 공간에 구현함으로써 다른 지적 공무원이 측량 기계를 들고 현장에 가지 않아도 될 뿐 아니라 지적 측량 업무 관련 민원인의 다급한 요구에도 신속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례로 드론으로 촬영한 입체 정사 영상만 있으면 건물 준공 공사에서 잘못된 부분을 천안시 청사에서 민원인과 함께 그가 개발한 SW로 찾아내고 개선한 부문은 다음 날 다시 촬영한 드론영상과 비교하면 확인이 바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며칠 걸리는 지적 민원 업무를 단 하루만에 해결할 수 있는 셈이다.
이 주무관은 입체 지적선 SW가 지적 업무 외에 토목·하천·산림 등 폭넓은 분야에 용용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공사가 잘 되었는지 검사하기 위해 설계 도면과 일치 여부를 확인하거나 산림 보호구역 선이 실제 일치하는 지를 확인하는 등 다른 지자체에서도 다양한 토지 행정 업무에 유용하게 사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안수민 기자 sm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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